확진자 늘면서 코로나 공포감 줄어 "접종보다 확진이 낫다"
"인식 바꾸려면 사실 확인 해줘야" 대국민 인식 제고 강조
코로나19 재유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률이 저조해 의료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위험군인 고령층 인구에 대한 백신 접종률을 더 높여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일선 의료계 현장에서 개량백신에도 불구하고 추가접종이 저조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번 동절기 추가접종부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응이 가능한 2가 개량백신이 도입됐다. 이에 4차 접종 당시 저조했던 반응이 반전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한 모습이다.
이와 관련 한 개원의는 "독감 백신 환자는 평년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코로나19 백신은 추가 접종 이후 접종 환자가 손에 꼽는다"라며 "개원가에서도 이번 접종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큰 이변이 없는 한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18세 이상 전체 인구의 추가 접종 참여율은 3.1%다. 연령대별로 보면 우선 접종대상인 60세 이상 인구는 9.3%가 접종을 마쳤고 18∼59세 접종률은 0.3%에 그쳤다. 이는 1차 접종률 87.9%, 2차 접종률 87.1%, 3차 접종률 65.6%, 4차 접종률 14.7%에 크게 못 미치는 숫자다.
의료계는 접종률이 저조한 이유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것을 지목하고 있다. 특히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피해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백신을 접종하느니 코로나19 걸리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이 공개한 누적 이상반응 신고 중 중증·사망 등 중대 이상사례가 1만9230건에 달한다. 하지만 피해보상 신청 사례 1920건 중 보상 사례는 152건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코로나19에 확진되면 항체가 형성돼 재감염 우려가 덜하다는 인식이 형성된 상황에서, 국내 누적 확진자 수가 2000만 명을 넘어선 것도 한몫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코로나19의 공포를 넘어 섰다는 것.
이런 가운데 코로나19가 재유행 양상을 보이면서 의료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1만8671명이었던 확진자가 7일 6만2273명으로 급증했으며 현재까지 5~6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방역당국 역시 7차 재유행을 공식화하고 정점 때 하루 20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재감염자가 늘어나는 것도 의료계 우려가 키우고 있다. 실제 방대본에 따르면 현재 주간 확진자 중 재감염 비율은 10.52%로 증가세에 있다.
이와 관련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김주환 의무이사는 저조한 접종률의 원인이 국민 인식에서 기인하는 만큼, 이에 대한 사실 확인 필요하다고 봤다. 접종자의 재감염율과 미접종자의 재감염율을 비교분석하는 등 백신의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김 의무이사는 "5차 유행 당시 확진됐던 환자의 재감염 비율이 좀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추세가 확실히 인지되지 않고 있다"며 "백신 접종률을 높이려면 인식적인 부분을 바꿔야 하는데 가능한 조치가 있다면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한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현장의 적극적인 백신접종 권유를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60세 이상 환자에게는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는 환자의 선택인 만큼, 현장에서 아무리 권유해도 맞으려고 하는 환자가 적다. 지금 상황에서 개원가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적극적인 권유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