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최의근·숭실대 한경도 교수팀, 251만명 추적 분석
정신질환과 연관성 규명 첫 연구…"주기적 진단과 치료 필요"
우울증과 불면증을 지닌 당뇨병 환자에서 뇌졸중을 유발하는 심방세동 발생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이소령 교수(배난영 전공의), 숭실대 한경도 교수팀은 13일 당뇨병 환자 251만여명의 정신질환 여부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위험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당뇨병은 혈당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질환으로 여러 심혈관계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다. 그중 심장이 불규칙하게 수축해 심하면 뇌졸중까지 유발하는 '심방세동'은 당뇨병 환자의 약 15%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뇨병을 장기간 앓은 환자들은 우울증·불안 등 정신질환의 발생위험이 높아져 심방세동이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그동안 당뇨병 환자의 정신질환이 심방세동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된 바가 없다.
연구팀은 2009~2012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당뇨병 환자를 우울·불안·양극성장애·조현병·불면증 5가지 정신질환 여부에 따라 ▲질환군(82만 8929명) ▲대조군(168만 3761명)으로 구분해 심방세동 발생을 추적했다.
7년간 관찰한 결과, 심방세동 발생률은 질환군, 대조군이 각각 약 6.2%, 3.9%로 대조군에서 높았다. 위험비를 조정하자 심방세동 발생위험은 질환군에서 약 19%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가지 정신질환 각각에 대한 분석도 이뤄졌다.
그 결과 우울, 불안, 불면증이 심방세동 위험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환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심방세동 위험이 각각 약 15%, 15%, 19% 증가했다.
정신질환 중 우울, 불안, 불면증을 앓는 당뇨병 환자는 조기 진단을 실시하는 등 심방세동 발생위험에 대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최의근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게 동반된 정신질환이 심방세동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심방세동은 뇌졸중·사망·심부전의 위험을 높이는 만큼 정신질환이 있는 당뇨병 환자는 심방세동 발병을 주기적으로 진단해 적절한 치료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령 교수는 "심방세동과 고혈압·당뇨 등의 상관관계는 익히 알려졌지만 정신질환과의 연관성은 보고된 바가 적다. 당뇨병 환자에 있어 정신질환과 심방세동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된 포괄적, 대규모 연구인만큼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심혈관 당뇨학'(Cardiovascular Diabet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