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안토니오 유방암 심포지엄서 monarchE 4년 장기 추적 연구 발표
질병 발생 및 사망 위험 33.6% 감소...손 교수 "표준요법 자리잡을 것"
"HR+/HER2- 유형의 조기 유방암은 치료 예후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20~30% 가량은 재발을 경험한다. 버제니오의 새로운 적응증이 향후 재발성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에게 표준요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CDK4&6억제제 버제니오(성분명 아베마시클립)가 관련 계열 최초로 HR+/HER2- 유형 림프절 양성 재발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적응증을 획득하면서 임상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받고 있다.
버제니오를 통해 재발을 막을 수 있는 환자군이 제한적이지만 효과가 분명한 만큼 향후 표준요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시각. 향후 급여진입과 추가적인 연구결과에 따라 임상현장 활용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버제니오의 적응증 확대는 monarchE 임상3상 연구 코호트 1의 결과를 기반으로 지난 11월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았다.
연구는 절제 수술을 받은 HR+/HER2- 유형의 림프절 양성 고위험 조기 유방암 성인 여성과 남성 563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연구결과 추적관찰 3년 시점의 침습적 무질병 생존율 (IDFS)과 원격 무재발 생존율 (DRFS) 모두 버제니오 투여군에서 대조군 대비 유의하게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버제니오 투여군은 대조군 대비 3년 내 재발 및 사망에 대한 위험이 30% 감소했으며, 원격 재발 및 사망에 대한 위험 또한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를 맡은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손주혁 교수는 "HR+/HER2- 유형의 조기 유방암은 대체로 치료 예후가 긍정적이지만, 기존 보조 내분비요법을 받던 환자들에서도 5명 중 1명가량은 재발을 경험한다"며 "이 경우 원격 전이 등 높은 재발 위험에 노출돼 생존율 역시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교수는 "버제니오가 HR+/HER2- 유형 조기 유방암 환자의 재발 및 사망 위험을 감소시키는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등장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다만, monarchE 연구는 임상적 및 병리학적 특성에 따라 4개 이상의 양성 액와 림프절(pALN), 또는 1~3개의 양성 액와 림프절을 가지면서 종양 크기가 5cm 이상이거나 조직학적 3등급인 재발 고위험군 환자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한계도 지니고 있다.
즉, 연구 자체가 선택적으로 진행된 만큼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환자가 제한적이라는 의미. 이에 대해 손 교수는 전체 환자를 100명이라고 봤을 때 6명 정도가 치료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버제니오 보조요법의 추적관찰 4년차 시점 데이터가 발표된 만큼 버제니오의 이번 적응증이 임상현장에서 표준요법이 될 것이라는 게 손 교수의 시각이다.
지난 12일 샌안토니오 유방암 심포지엄(SABCS 2022)에서 발표된 monarchE 연구의 4년 추적관찰 결과를 살펴보면 데이터 컷오프 시점인 2022년 7월 1일 기준, 전체 치료 환자군의 침습적 질병 발생 및 사망 위험은 33.6% 감소했다.
또 4년 시점의 IDFS는 버제니오+내분비요법 병용군에서 85.8%, 내분비요법 단독군에서 79.4%로 나타나, 6.4p%라는 차이를 보였다(2년 시점의 2.8% 대비).
손 교수는 "4년 데이터를 보면 침습적 무질병 생존율을 보면 병용요법군과 단독군의 차이가 계속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통계학적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고 향후 표준요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다만, 대부분 새롭게 적응증을 받은 치료제가 그렇듯 건강보험 급여에 대한 부분은 한계로 남아 있는 상황. 결국 얼마나 빠르게 급여권에 진입할 수 있을지 여부가 치료제의 역할 확대에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릴리 보험약가팀 구동현 이사는 "릴리에서도 미충족 수요가 있는 만큼 급여 가능성도 충분하다. 지난 6월 영국의 급여논의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며 "비용효과성 등 많은 자료를 준비해 보건당국과 소통을 통해 좋은 결과가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