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백병원-부산지역 백병원 이원화 발전방안 제시
이사회, 구성원 전체 고용유지…형제병원 전보 발령 예고
지난 20년간 경영 정상화 노력을 펼쳤지만 1745억원 적자 상태의 서울백병원이 결국 폐원 결정이 났다. 다만, 서울백병원 구성원 전체 고용유지를 보장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인제학원 이사회는 20일 오후 서울백병원 폐원안건을 논의한 결과 끝내 폐원키로 의결했다. 앞서 서울백병원 경영정상화 TFT 측은 이사회 측에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상정한 바 있다.
20일 인제학원 측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2월~2023년 4월까지 5개월간 컨설팅을 진행할 결과 의료관련 사업은 추진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른 바 있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 폐업 후 다른 용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같은 진단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2013년, 2019년 진행한 외부전문기관 경영 평가에서도 적자를 피하기 어려운 구조로 서울백병원 매각 등 적극적인 경영정상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서울백병원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 경영정상화 TFT를 구축하고 검진센터, 수술실, 간호간병병동, 외래 등 시설을 리모델링하고 기금유치, 인력 감축, 병상 축소, 외래중심병원 전환, 인턴 수련병원 전환 등 다양한 고육지책을 펼쳤지만 적자를 흑자로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2017년 평균 병상가동률은 79.1%, 2018년 80.6%에서 2019년 75.5%로 뚝 떨어진 이후 코로나19 악재까지 엎친데 덮치면서 2020년 69.3%, 2021년 52.3%, 2022년 48.7%로 추락했다.
서울백병원 구성원은 전임교원 28명, 비전임교원 19명, 인턴 7명, 간호직 199명, 기타일반직 133명 등 총 386명으로 수도권 및 부산 등 형제병원으로 전보조치를 통해 고용을 유지키로 했다.
하지만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는 "경제적 논리만으로 병원을 폐원해선 안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 또한 막판에 해당 부지에 대해 용도변경 금지를 추진하겠다며 나섰지만 인제학원 이사회 측의 결정을 뒤집지는 못했다.
이사회가 폐원을 결정함에 따라 부지 및 건물은 추후 논의를 거쳐 결정하게 되며 치료 중인 환자는 타 병원으로 전원 조치하게 된다.
인제학원 측은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노조를 포함한 구성원들과 함께 향후 문제를 논의해 나가겠다"며 "별도의 TFT를 구성해 서울백병원 전체 교직원들의 고용유지를 위한 전보 발령, 외래 및 입원환자 안내, 진료 관련 서류 발급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 병원의 부지 및 건물 처리 방안은 추후 논의키로 했다"며 "새 병원 건립, 미래혁신데이타센터 운영, 수익사업, 매각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어떤 형태로 운영하더라도 창출되는 재원은 전부 형제 백병원에 재투자해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 더 좋은 의료를 제공하는데 투입하겠다는 게 인제학원 측의 입장이다.
한편, 수도권 백병원(상계, 일산)과 부산지역 백병원(부산, 해운대)로 이원화해 발전방안을 마련해 시너지효과를 내는 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다. 수도권 백병원은 전문센터 중심으로 재편해 진료역량을 끌어 올리고, 부산지역 백병원은 미래형 의료시스템 구축, 중증진료체계 강화 등 지역 내 입지를 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