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청구 관련 보험업법 개정에 관한 '미신'들

대한병원협회 서인석 보험이사
발행날짜: 2023-09-18 11:33:37 수정: 2023-09-18 17:06:56
  • 대한병원협회 서인석 보험이사

금일(18일) 오후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를 재논의를 앞두고 있다. 이미 9월 13일 법사위에서 논의를 하였고 여야 위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관례와 다르게 소위 회부를 하지 않고 계속 논의를 이어갔다.

당시 법사위 위원들은 의료계 및 시민사회단체에서 주장했던 문제를 제기하였으나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금융위에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여 문제가 없는 것처럼 논의되었다.

첫째, 의료계가 주장하는 환자-요양기관 자율적 청구에 대해 금융위는 (요양기관 수)*(보험사 수)를 곱한 200만 노드(회선)를 개발해야 하므로 비용이 많이 들어 시스템 구축이 어렵다고 답하였다. 그러나 이건 사실이 아니다. 이런 주장은 과거 전용선으로 모든 기관과 주고 받을 때 이야기이다.

과거 요양기관도 심평원 청구시 KT-EDI전용망을 통해 청구하였으나 현재 EDI전용망을 통해 청구하는 기관은 거의 없다. 전 세계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주고 받고 있으며 정부, 인터넷 뱅킹 모두 인터넷과 VPN등 암호화 기술을 통해 안전하게 정보를 주고 받는다.

(사진 지앤넷 제공. 23.9.18 기준 청구가능 의료기관 갯수)

이미 의료계는 원하는 환자의 편의를 위해 자율적으로 청구간소화를 시행하고 있는 회사들과 인터넷, VPN등 암호화-복호화 기술로 전송중간에 연람-편집없이, 의료정보 저장없이 보험 사로 전송하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금융위의 주장대로 하면 이런 민간청구업체에서는 이미 의료기관 수가 5232개이니 10만개 이상의 노드가 필요해야 하는데 관련 업체의 말로는 인터넷+VPN으로 가능하며 금융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이미 인터넷 암호화 기술이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시대의 전용선 개념으로 비용이 과대하여 의료기관과 환자가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청구간소화 방법이 불가하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언이다.

둘째, 금융위는 법 개정에서 강제화 하는 청구전산화는 '종이로 청구하던 것을 전자적으로 바꾸는 것 뿐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환자에게 피해가 갈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사의 주장하는 내용으로 답하였다.

현재 보험사는 청구된 내역을 검증하고 이를 전산화 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 주로 영수증 만을 전산화 한다. 전산화 된 정보는 보험신용정보시스템(ICIS)에 저장되어 보험사에 공유된다. 문제는 청구간소화가 되어 의료기관, 약국의 모든 청구정보가 전산화 되어 청구하게 되면 ICIS에 모두 저장이 된다는 점이다.

대부분 소액청구는 실익이 되지 않으니 청구하지 않았던 가입자가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진료정보를 청구하게 되면 나중 보험사는 이를 빌미로 지급거절, 가입-갱신거절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보험사는 청구간소화 명목으로 싼 값으로 환자의 모든 의료정보를 사서 나중 고액 보험금 지급 거절이나, 질환이 많은 환자를 걸러 받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이런 환자정보의 전자화 하는 'digital profiling'의 위험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위의 현재와 '다를 게 없다'라는 주장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금융위는 정부기관으로서 국민의 편의와 중장기적 문제점을 고려하여 법안심사에 의견을 개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많은 답변에 균형 있는 답을 하지 못하였다.

지금이라도 금융위는 잘못된 답변에 대해 바로잡고 의료계 뿐 아니라 환자단체, 시민사회단체에서 반대하는 목소리를 국회에 전달해야 할 것이다.

유튜브 캡쳐, '실손보험 청구 함부로 하지 마세요'관련 유튜브 목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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