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신경과학회지에 8만 8094명 대상 7년 추적 결과 게재
평균 수면 규칙 지수 하위 5% 치매 발병 위험 1.5배 높아
불규칙한 수면 패턴이 심혈관 질환을 넘어 치매 발병 위험까지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면 시간이 극도로 불안정할 경우 치매 발병 위험이 1.5배까지 높아진 것. 이에 따라 이를 주요 치매 위험 요소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지시각으로 13일 미국신경과학회지(Neurology)에는 수면 패턴이 치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규모 추적 관찰 연구가 게재됐다(10.1212/WNL.0000000000208029).
현재 불규칙한 수면이 심혈관 질환을 최대 2배 이상 높일 수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치매 등 뇌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근거가 부족한 것이 현실. 일부 연구에서 연관성이 보고된 바 있지만 신뢰성이 부족했다.
오후 멜버른 모나쉬 의과대학 메튜(Matthew P. Pase)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이에 대한 대규모 연구를 진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불규칙한 수면이 치매 발병과 연관성이 있는지를 명확하게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평균 연령 62세의 8만 8094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평균 7년 동안 추적 관찰하며 이에 대한 연관성을 파악했다.
수면 주기를 측정하는 웨어러블 장치를 7일 동안 착용한 뒤 24시간 간격의 두 시점에서 평균 7일간 동일한 수면 상태에 있는 비율을 분석한 것.
똑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사람의 수면 규칙성 지수를 100으로 놓고 매일 다른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사람의 점수는 0으로 책정했다.
그 결과 이 점수가 하위 5%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수면 규칙성 점수는 41점으로 집계됐다. 상위 5%의 사람들은 평균 71점으로 전체 평균 60점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다른 임상적, 유전적, 인구통계학적 요인들을 콕스 모델로 조정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치매 위험을 분석하자 하위 5%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치매에 걸릴 위험이 1.53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위 5%, 즉 규칙적인 수면을 취하는 사람들이나 평균대, 즉 60점대 수면 규칙성 점수를 기록한 사람들은 치매 발병 위험이 대조군과 차이가 없었다.
불규칙한 수면을 취하는 것만으로 치매 발병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관성이 증명된 셈이다.
메튜 교수는 "불규칙한 수면이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있지만 치매와의 연관성을 규명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며 "행동 치료와 결합된 효과적인 수면 건강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면이 불규칙한 사람들에게 이러한 치매 위험성을 알리고 적극적인 행동 치료를 통해 규칙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향후 대규모 전향적 연구 등을 통해 더 구체적인 인과 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