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쉽 프로그램 전후 사망률 및 사용량 비교 분석
전체 사용량 기울기 감소 불구 실제 사망률 차이는 미비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한 내성을 막기 위한 관리 방안, 즉 스튜어드쉽 프로그램(ASP)이 국내 병원에서도 실제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튜어드쉽 프로그램 도입 후 항생제 전체 사용량은 크게 줄었지만 실제 환자의 사망률에는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3일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스튜어드쉽 프로그램이 실제 항생제 사용량과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3346/jkms.2024.39.e172).
현재 항생제 내성 관리는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사안 중 하나다. 항생제 남용으로 슈퍼 박테리아가 생기면 관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티실린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MRSA)으로 시작된 슈퍼 박테리아는 카바페넴 내성 그람 음성 박테리아의 등장으로 점점 더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감염학회와 미국소아감염학회는 모든 병원에 항생제 관리 방안, 즉 스튜어드쉽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이에 맞춰 대한감염학회와 대한소아감염학회도 한국형 스튜어드쉽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국내 모든 병원을 대상으로 이행을 강력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십 수년간의 노력으로 스튜어드쉽 프로그램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미국 등과 달리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이뤄진 연구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형 스튜어드쉽 프로그램이 도입된 이후에는 이에 대한 효과 연구도 거의 없는 상태다.
대한소아감염학회를 중심으로 성균관대 의과대학 김예진 교수가 이끄는 다기관 연구진이 이에 대한 연구에 돌입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한국형 스튜어드쉽이 항생제 사용량 관리에 효과가 있는지 또한 환자에게 안전한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2001년부터 2019년까지 전신 항균 치료를 받은 19세 미만 소아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스튜어드쉽 도입 전후 상황을 비교 분석했다.
비교 대상은 주요 항생제 내성균의 변화와 균혈증 환자의 사망률, 또한 항생제 사용량이었다.
결과는 매우 희망적이었다. 스튜어드쉽 도입으로 얻고자 했던 성과가 그대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항생제 총 사용량의 기울기를 보자 스튜어드쉽 도입 전 7.42의 상승 곡선이 나타난데 비해 도입 후에는 -9.05의 하향 곡선을 그렸다. 항생제 사용량이 획기적으로 줄었다는 의미다.
두 기간의 기울기 차이(negative delta slope)를 봐도 -16.5(95% CI, P=0.049)로 크게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항생제 처방의 감소로 균혈증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스튜어드쉽 도입 전 17%에서 도입후에는 35%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로 인한 사망률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균혈증 환자의 30일 사망률을 비교하자 스튜어드쉽 도입 전에는 10%, 도입후에도 10%로 전혀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것.
결국 항생제 사용을 줄인 영향으로 균혈증은 분명 증가했지만 이로 인한 사망률은 변함이 없었다는 의미다.
스튜어드쉽이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항생제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스튜어드쉽 프로그램이 항생제 사용량을 크게 줄이면서도 사망률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효과를 보여주는 좋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감염관리 전문의가 진료나 기타 업무 증가로 스튜어드쉽 프로그램 활동을 잠시 중단했을때 항생제 사용량이 다시 급격하게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다"며 "결국 스튜어드쉽 프로그램의 효과를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충분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