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10일 회의 통해 수술·외래 일정 변경 등 실무논의
응급·중증 환자 진료 유지…휴진 100% 참여 현실적 한계
서울대병원 김영태 병원장이 직접 만류에 나섰지만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의 휴진 행보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분위기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10일 오후 늦게 간담회를 갖고 오는 17일 휴진과 관련 실무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앞서 지난 7일 병원장이 집단휴진에 대해 불허하겠다고 밝히며 휴진을 거둬줄 것을 당부했지만 비대위 또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예정이다.
비대위 오승원 홍보팀장(서울대병원 강남센터)은 "지난 4월 30일, 휴진 결정 당시와 비교했을 때 더 강경해진 분위기"라며 "교수들의 참여율 또한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전체 휴진 두고 외래·수술 일정 조율 '고심'
비대위는 오는 17일 휴진을 감행할 예정이지만, 실무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수개월 전부터 잡혀 있는 수술, 외래 일정을 변경하려면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대개 수개월 전 잡힌 수술, 외래 일정을 변경하려면 한명씩 연락을 취하고 양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가능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응급실 내원하는 응급환자 이외에도 병동 내에서 발생하는 응급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체 교수가 휴진에 참여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비대위 오승원 홍보팀장 또한 "응급·중증환자 진료는 유지한다는 게 기본원칙"이라며 "교수들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외래, 입원 환자 중에서도 생명이 위급한 경우에는 진료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비대위 차원에서도 (예측이 안되는)의료현장에서 100% 휴진이라는 것은 없다고 본다"면서도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패널티 가능성이 남은 상황을 두고 볼 수만은 없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비대위가 휴진을 감행하면서 임상현장의 교수들은 고심하는 분위기다.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앞서 수술 일정을 대폭 줄이면서 중증환자 중심으로 예약을 잡았는데 이를 다시 취소하는 게 쉽지 않아 (휴진에 동참할 지)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내과 교수는 "앞서 4월 휴진 당시에는 진료했지만 이번에는 비대위 뜻에 따라 휴진에 동참할 생각이다. 의대교수로서 마지막 목소리를 낼 기회라고 생각이 든다"고 다른 입장을 전했다.
한편, 비대위는 지난 9일, 휴진을 불허한다는 김영태 병원장의 메시지에 대해 "서울대병원이 올바른 의료체계 초석을 세울 수 있도록 당당히 매를 맞는 모습을 보여달라"면서 행동에 동참해 줄 것을 역으로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