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회·KAMC 4자 협의체 참여 발표에 여야 모두 기대 "기회 잡아야"
조건 못 들어주겠다는 정부에 의료계 반발 "협의체 참여 부감 커질 것"
의대 교수단체들이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결정하면서 정치권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 내부 반발은 물론 정부의 볼통이 계속되고 있어 실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상황이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는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발표로 기대감이 엿보였다.
앞서 여당 주도로 마련된 여·야·의·정 협의체는 지난달 12일 첫 일정을 가진 뒤 의료계·야당 불참으로 한 달 넘게 표류하고 있다. 겨우 대화의 실마리를 얻게 된 만큼, 여당 의원들은 이를 성사하기 위한 정부 협조를 거듭 촉구했다.
의료계 비협조가 야당의 협의체 불참 이유기도 해, 의학회·KAMC 참여만 확실해진다면 문제없이 협의체를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야당 의원들 역시 전공의·의대생들이 협조하지 않는 상황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이 같은 의학회·KAMC 결정은 환영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이를 성사하기 위해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여당의 요구와 뜻을 같이했다.
의학회·KAMC가 협의체 참여 원칙으로 ▲대학의 자율적 의사에 따른 의대생 휴학계 허가 ▲2025년 및 2026년 의대 정원 논의 ▲의사정원추계기구 입법화를 위한 구체적인 시행계획과 로드맵 설정 등을 제시하면서다.
이와 함께 ▲의대생 교육, 전공의 수련 기관 자율성 존중 ▲교육·수련 내실화 및 발전을 위한 국가 정책 수립 및 지원 보장 ▲한국의학교육평가원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 및 보장 ▲의료개혁특별위원회 개편 운영 등도 조건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2025학년도 의대 증원에 대한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못 박으면서, 의학회·KAMC의 협의체 참여 가능성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교육부 역시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같은 의학회·KAMC 제안을 협의체에서 논의할 수는 있지만, 의대생 동맹 휴학 승인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대입 수시 전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의 조정은 법령상 불가능하다는 것.
의평원 자율성 보장과 관련해서도, 평가인증의 공정성·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적 미비점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의평원 불인증 전에 의대에 1년 이상의 보완 기간을 주는 입법예고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셈이다.
의료계 내부에서 의학회·KAMC에 대한 반발이 나오는 것도 이들 단체의 부담감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래의료포럼은 23일 성명서를 내고 이 같은 의학회·KAMC 결정은 전공의·의대생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비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의학회·KAMC를 향해 "교수님들의 결정이 정말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지, 혹여 제자들과 멀어지는 길은 아닐지 다시 한번 숙고하시길 바란다"며 "정치인들에 편승할 것이 아니라 제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결정에 각계의 눈이 쏠리고 있다. 전의교협이 23일 저녁 정기 회의에서 협의체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면서다. 갑론을박이 오가겠지만, 현 사태와 관련해 의대 교수단체들이 서로 협력하기로 약속한 바 있어 의학회·KAMC 결정을 따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24일, 국회 교육위원회 종합감사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의학회·KAMC의 협의체 참여 조건이 하루 만에 모조리 거절당한 셈이다"라며 "원래도 이들 단체의 협의체 참여에 의료계 반발이 있었는데, 이제 비판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의학회·KAMC가 협의체 참여를 고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협의체에서 결론이 나도 의학회·KAMC가 의료계 내부 지지를 잃은 상황이라면 전공의·의대생이 이를 따르겠느냐"며 "정말 여·야·의·정 협의체를 성공시키고 싶다면 정부에 대한 정치권 설득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