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압박 속 제약사들 '연구소장 카드'…체질 전환 행보

발행날짜: 2026-01-09 05:20:00
  • 기존 제네릭 중심 매출 한계…장기적 관점 연구에 초점
    대웅제약 팩스클루 R&D 연구 통한 긍정적 성과 사례

올해 초 제약업계 인사의 키워드는 단연 '연구소장'이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잇달아 연구소장 교체와 R&D 임원 인사를 단행 중이다. 일각에선 약가 압박에 따른 체질 전환 행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제네릭 약가 인하, 실거래가 연동 강화, 혁신성 가산 기준 조정 등 약가제도 전반을 손보면서 제약사들의 고정 수익원이 줄어들고 있다.

기존 제네릭과 개량신약 중심의 매출 구조만으로는 중장기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환경에 몰리면서 연구를 통한 체질 전환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제약사들이 연구소장 및 R&D 분야 임원 인사를 통해 연구 강화를 이끌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최근 인사가 단순한 연구 확대가 아니라 연구 성과에 대한 책임 구조를 명확히 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연구소장과 R&D 임원이 장기 과제를 관리하는 상징적 자리에서 파이프라인의 성패를 직접 책임지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후보물질에 대한 성과 시점까지 제시하고 있다"면서 각 제약사 연구소장 인사는 사실상 회사의 R&D 전략을 대외적으로 선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유한양행을 비롯해 GC녹십자웰빙, 리가켐바이오 등 주요 제약사들이 연구소장 및 R&D 책임자를 교체하면서 해외 임상 경험, 글로벌 제약사 협업 이력, 특정 모달리티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을 전면에 배치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는 기술수출 미팅이나 글로벌 파트너 실사 과정에서 '연구 책임자'의 비중이 커진 것도 이유다. 연구소장직이 더 이상 내부 조직 관리자가 아니라 대외 협상의 전면에 서는 역할로 바뀌고 있다.

앞서 연구 및 R&D 강화에 나섰던 제약사들의 선전은 타 제약사들에게도 동력이 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통해 신약 연구의 성과를 맛봤고, 대웅제약 또한 국산 신약 34호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를 통한 성장을 보여준 바 있다.

대웅제약의 경우 펙스클루 출시 이전부터 해당 분야 연구 인력을 전략적으로 강화해왔다. 기존 PPI 계열의 한계를 넘어서는 P-CAB 계열 신약을 목표로 연구·임상·개발 조직을 질환 중심으로 재편한 것이 성과로 이어진 것. 그 결과 펙수클루는 국내 허가를 넘어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는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자리 잡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렉라자, 펙수클루 사례는 연구 인력 강화와 책임형 R&D 구조가 어떻게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케이스"라고 전했다.

결국 제약사들의 연구소장 인사는 약가 압박이라는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단기 수익 방어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신약과 기술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모든 제약사가 동일한 결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연구 성과에 대한 압박이 커질수록 실패에 대한 부담이 연구 현장으로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약가제도 개편 이후 제약산업은 '연구를 많이 하는 회사'가 아니라 '연구로 성과를 증명하는 회사'만이 살아남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제약·바이오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