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라인, 혈관 조영 주사기 리스크 부상…FDA 판매 중지 경고
GMP 기준 미달 리콜 조치…의료 소모품 규제 강화 우려 팽배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연간 매출이 34조원에 달하는 의료 소모품 분야의 강자 메드라인 인더스트리가 품질 이슈에 휘말리며 위기를 겪고 있다.
혈관 조영 주사기에서 결함이 발견돼 리콜 조치가 이어졌지만 후속 조치에 또 다시 경고를 받으면서 판매 중지 상황에 놓인 것. 특히 이번 사태로 인해 FDA가 의료소모품 품질 관리 체계로 눈을 돌리면서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9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메드라인 인더스트리(Medline Industries)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경고 서한을 받으며 품질 리스크에 휘말린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가 된 제품은 혈관조영 시술에서 조영제를 주입하는 핵심 장비인 나믹스(NAMIC) 주사기로 매니폴드 연결 부위의 분리 현상이 문제가 됐다.
이 결함은 과도한 실리콘 처리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지목됐다. 실제 사용 중 연결이 풀리면서 공기가 혈관 내로 유입되는 공기 색전증 위험이 제기된 것이다.
이는 환자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치명적 합병증이라는 점에서 FDA가 가장 심각한 위험 요소로 지목한 부분이다.
이에 따라 FDA는 지난 2025년 12월 뉴욕 글렌스폴스 공장에 대한 현장 점검 후 곧바로 시정 조치를 주문했다.
하지만 메드라인 인더스트리가 이에 대해 정면 반박하고 나서면서 FDA와의 힘싸움이 시작됐다. 위험 평가를 둘러싼 인식 차이로 갈등이 본격화된 것이다.
메드라인은 이같은 조치 후 내부 분석을 통해 해당 결함의 전체 위험도를 낮음으로 평가한 뒤 판매를 지속했다.
그러자 FDA는 메드라인 자체 분석에서도 공기 색전증이 가장 높은 위험으로 분류됐는데도 최종적으로 '낮은 위험'이라고 판단한 것은 데이터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즉 같은 데이터를 두고도 기업과 규제당국의 해석이 정면으로 충돌한 것이다.
이후 발생한 사건들도 공방을 불러오고 있다.
실제로 이 제품과 관련해 FDA에는 총 221건의 불만과 177건의 의료기기 보고(MDR)가 접수됐다. 특히 이 중에는 환자에게 공기가 주입된 사례와 의료진의 생물학적 노출 사례도 포함됐다.
또한 이러한 부작용 발생률은 지난해 내내 회사 내부 안전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메드라인이 이에 대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FDA는 결론내렸다.
이로 인해 FDA의 지적은 품질 시스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FDA는 결함 원인 분석의 불충분성, 시정 및 예방 조치(CAPA)의 미흡, 제조 공정 관리 문제, 설계 변경 이후 안전성 검증 부족 등을 연이어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제품 개선 이후에도 동일 문제가 반복된 점을 들어 기존 시정 조치가 효과적이지 않은 만큼 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제품 압류, 법적 조치, 벌금 등 추가 제재를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메드라인 인더스트리만의 사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혈관조영 주사기와 같은 소모품은 단가가 낮고 대량으로 사용되는 특성상 상대적으로 규제 당국의 관심이 낮았다.
하지만 이번 사례로 이러한 제품 역시 환자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면서 규제 당국의 시선이 쏠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심혈관 시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관련 소모품의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기준 역시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인터벤션 소모품 시장은 메리트 메디컬(Merit Medical Systems), 보스턴 사이언티픽(Boston Scientific), 벡톤디킨슨(Becton Dickinson) 등 다수 기업이 경쟁하는 구조다.
현재 보스톤 사이언티픽과 벡톤디킨슨 등은 품질 안정성을 기반으로 시장을 유지해 오고 있다.
반면 메드라인 인더스트리는 전형적으로 병원 공급망과 키트 패키징 전략을 통해 시장을 확대해 온 기업이다.
문제는 이번 사태로 인해 이러한 공급 중심 전략이 품질 리스크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하나의 부품 결함이 전체 키트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한계가 부각된 셈이다.
더 큰 변수는 규제 환경 변화다. FDA는 이번 사례에서 품질 시스템 전반을 문제 삼으며 단순 제품 결함이 아닌 관리 체계 자체를 점검 대상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향후 유사 소모품에 대해서도 사후 데이터 분석, 리스크 평가, 제조 공정 관리 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시장 진입 장벽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메드라인의 조치 미흡으로 FDA가 압수와 판매 금지, 민형사상 소송까지 검토중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불똥이 과연 어디까지 확산될지에 산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