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이 고대사 연구실이에요”

장종원
발행날짜: 2005-01-11 07:30:18
  • 구자일 원장(고대사 연구자)

고대사 관련 고서들로 가득찬 구자일 원장의 진료실.
의술과 동시에 고대사 연구에 조예가 깊은 개원의가 있어 화제다. 드림바디 신경정신과의원 비만클리닉의 구자일 원장(44). 그는 20여 년간 한국 고대사 연구에 매진해왔다.

구 원장이 고대사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서울 의대 시절 동양의학을 공부하는 ‘동의학 연구회’ 회원 시절. 동양의학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고대사에 대한 관심으로 넘어갔다.

그가 고대사 연구에 20여년을 매달린 것은 특히 미흡한 우리나라 고대사 연구의 현주소 때문.

“신라를 제외하고는 고려 이전의 한국 고대사는 제대로 연구 되지 못했습니다. 실증의 개념도 없이 이런저런 이론을 만들어 내, 엉망인 고대사를 더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는 책도 많습니다.”

구 원장에 따르면 한국의 고대사 연구는 중국의 과거 일부 문헌을 기초로 해서 국내 고대사를 구성하는 식이기 때문에 출발부터가 문제가 있다.

그는 “현재의 우리나라 고대사 연구는 평양에 만리장성이 있다는 식의 엉터리 사실을 기초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사학계에서 말하는 고구려, 백제의 강역은 너무 많이 한반도 안으로 축소됐다. 또 백제의 수도가 지금의 서울이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진료실이 고대사 연구실

구 원장은 진료실에서 환자가 없는 틈틈이 역사 연구에 매진한다. 그에게는 진료실이 곧 고대사 연구실인 셈.

그는 특정 단체 등에 속해 역사를 연구하는 것이 아닌, 진료실에서 자료를 찾고 모으는 방식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중국의 고서를 읽고 찾는 것도 그 중 하나. 중국어 간체자를 배운 것이 중국책을 읽는 데 도움이 됐다.

이에 그의 진료실에는 만주와 중국 동북지역의 고고학 자료를 모은 ‘중국고고집성(中國考古集成)’ 전집 등 중국에서 펴낸 각종 역사서적 200여권이 빼곡히 꽂혀 있다.

그는 10여 년간 연구한 내용을 97년 ‘한국 고대역사지리 연구’라는 책으로 펴냈으며 오는 2월에는 새로운 고대사 책을 펴낼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는 ‘국사찾기협의회’에서 단군 유적과 유물에 대해 강연도 예정돼 있다.

구 원장은 단군문화지도(www.daangoon.pe.kr)라는 홈페이지에서 고대사 연구의 결과물을 공개하고 있다.

구 원장은 자신의 고대사 연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신과는 한 사람의 역사를 분석하고 고쳐가는 것입니다. 저의 고대사 연구는 한 민족의 역사를 분석하고, 길을 잡아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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