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 산별교섭, 지난해 복사판 되나"

장종원
발행날짜: 2005-04-26 17:44:23
  • 제3차 교섭, 노무사 위임·국립대병원 불참 등으로 파행

병원 산별교섭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파행을 거듭했던 지난해 교섭의 전철을 밟고 있다.

병원 노사는 26일 한국여성개발연구원에서 제3차 산별교섭을 벌였지만, 사용자 단체 구성과 사립대병원 노무사 위임 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진전된 내용 없이 교섭을 정리했다.

교섭 참여와 대표 문제로 파행을 겪었던 지난해 교섭과 상당히 유사한 양상이다.

사립대병원, 노무사가 대표로

이날 교섭의 파행은 사립대병원 사용자 대표로 노무사가 참석한 것에 대해 노조측이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부터다.

10개 사립대병원은 교섭권 일체를 심종두 노무사에 위임했고, 심 노무사가 교섭에 참여했다.

노조측은 노무사 위임을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사용자측은 사립대병원의 현실적 상황을 이해해달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노사간의 고성이 오갔으며, 결국 심 노무사와 사립대병원 실무자들이 모두 교섭장에서 퇴장했다.

국립대병원, 불참 언제까지

지난해 늦깎이로 산별교섭에 참여한 국립대병원이 올해 교섭에 아직 참여하지 않고 있는 점도 논란의 대상이다.

사용자측에 따르면 국립대병원들은 교섭 대표를 선정하지 못해 적극적인 참여를 꺼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해의 경우 서울대병원이 대표 역할을 맡았지만, 노조 서울대지부의 산별 탈퇴로 인해 서울대병원 역시 산별교섭에서 배제되면서 교섭을 주도할 병원이 마땅치 않다는 것.

특히 일부 국립대병원 노조에서 사용자측에 개별교섭을 제안하는 등 노조 내부의 분열도 국립대병원 불참의 한 이유이다.

병원협회, 역할론 대두

이러한 산별교섭 초기의 갈등은 사용자단체 구성에 기인한다. 노조는 줄곧 산별교섭을 주도할 사용자 단체 구성을 요구해왔으며 병협이 그 역할을 자임해 줄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사용자 측은 병협 위임을 거부했으며 독자적인 사용자 단체도 구성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각기 특성별로 별도의 조직을 구성하다 보니 국립대병원의 불참과 사립대병원의 노무사 위임 등으로 노조의 반발을 불러오는 결과를 초래한 것.

따라서 지난해처럼 병원협회가 일부 교섭권을 위임 받는 형식을 취한다면 교섭 초반의 난국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병원협회가 병원의 대표격으로 산별교섭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서 일정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이러한 교섭 초반의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강공을 펼칠 계획이다. 지난해와 같은 총파업 투쟁이 개별 병원의 타격이 적어 병원계가 안도했다면 올해는 병원별 투쟁을 펼칠 예정이다.

이주호 정책기획실장은 “올해 교섭을 원만하게 하기 위해 파업날짜도 미리 정하지 않았다”면서 “노사 관계의 파국을 위해 노사가 신뢰하면서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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