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의 ‘대한의원 100주년·제중원 122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연세의료원은 세브란스병원이 제중원의 정통성을 이어온 적자라는 사실을 부곽 시키는 행사를 잇따라 열 예정이어서 두 병원간 뿌리논쟁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7일 오전 10시 상남경영원 로즈우드룸에서 제중원 122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연다.

이날 발제는 대한제국 통감부의 의학체계 구상과 전개(경희대 박윤재), 고려시대 관제의료와 민간의료(이화여대 이현숙), 근대 선교의료기관의 형성과 성격(연세의대 여인석), 제중원의 성격과 위상(연세의대 동은의학박물관 박형우), 조선시대 중앙의료기관의 역할과 성격(한국한의학연구원 김성수), 국가 위생의료체제와 국가의료의 형성(연세대 신규환) 등이다.

특히 이날 심포지엄에서 박형우 동은의학박물관장은 ‘제중원의 성격과 위상’ 발표를 통해 세브란스병원의 뿌리가 제중원이라는 증거를 제시하며 서울대병원의 역사인식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형우 관장은 6일 “서울대병원의 주장대로 가다보면 제중원은 대한의원의 형제가 돼 버린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연세의료원은 기념심포지엄에 이어 오후 6시에는 세브란스병원 120주년 기념 화보집 출간 기념식도 연다.

연세의료원은 2년 전 120주년 기념행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행사를 여는 이유가 서울대병원이 이달 15일부터 개최하는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행사를 의식한 측면이 있다는 사실을 굳이 부인하지 않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이달 15일 대한의원 100주년, 제중원 122주년 기념식에 이어 한달여간 사진으로 보는 한국의료사 화보집 발간, 근대 국가의료체계의 형성 연구 결과물 발간, 대한의원100주년·제중원122주년 기념 제1회 국제 심포지엄을 열 예정이다.

이와 관련 연세의료원은 대한의원이 식민지 의료기관이란 점에서 기념할 가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서울대병원이 제중원을 자신의 역사에 편입시키려고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연세의대 여인석(의사학) 교수는 “서울대병원이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행사를 하는데 제중원도 관계가 있다”면서 “연세의료원의 기념행사는 그들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서울대병원은 대한제국이 추구해 온 의료 근대화 사업의 결실이 대한의원이라는 점에서 기념할 가치도 있다며 국가 예산을 들여 식민지 의료기관을 기념하려 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