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아파트내 개원, 빛좋은 개살구"

장종원
발행날짜: 2007-05-02 06:41:01
  • 임대료 높고, 간판도 제대로 못다는 이중고 시달려

[특별기획] 새로운 개원형태를 주목하라

개원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상가나 메디컬 빌딩을 넘어 백화점, 호텔, 대형할인점 등에도 병원이 문을 여는 사례들이 눈에 띄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개원형태라고 다 성공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늘고 있는 이러한 개원형태들의 장단점을 살펴보았다.

① 주상복합아파트 개원의 한계
② 백화점 개원의 가능성 엿보기
③ 할인점 개원은 여전히 실험중
④ 소수를 위한 소수에 의한 호텔 개원
서울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의 주상복합아파트내 상가로 이전한 정모 원장은 요즘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입주민이 우선이다 보니 간판하나부터 홍보물 부착까지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게다가 주상복합아파트내 배후인구에 기대를 걸었건만, 환자의 대부분이 외부에서 오는 경우다.

정모 원장은 "오히려 아파트가 아니라 상가였으면 배후인구가 많아 나을 것 같다"면서 "일반 상가나 클리닉 빌딩에 비해 높은 임대료도 만만치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차라리 아파트 아닌 상가건물이었으면..."

주상복합아파트가 늘면서 이곳에 개원하는 병의원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아예 주상복합아파트내 클리닉 센터가 들어서는 경우도 있다.

고급 주거지역으로 분류되는 주상복합아파트내 개원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같은 건물내 배후 세대가 그대로 환자로 흡수되는 것은 물론, 인근 주거지까지 포괄할 수 있을 것처럼 비춰졌다.

그러나 주상복합아파트내 개원이 막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이야기가 점차 흘러나오고 있다.

먼저 높은 임대료가 큰 걸림돌이다. 수도권에는 월임대료가 300~400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한 주상복합아파트내 상가가 있기도 하지만, 배후인구가 풍부한 요지의 주상복합아파트의 상가 임대료는 천정부지이다.

한 컨설팅 관계자는 "서울 지역 교통이 유리한 강남 부근에는 월 1000만원은 예상해야 한다"고 전했다.

강남의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워낙 임대료가 높기 때문에 타산이 잘 맞지 않는다"면서 "간혹 치과 등이 들어오기는 하지만, 일반 병의원은 매력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주상복합아파트 주민들이 환자로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주상복합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상위층으로 기본 주치의가 있기 마련"이라면서 "같은 건물에 있다고 특정한 이유없이 병원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내 주상복합건물에 개원중인 정용중 원장(삼성연합의원) 역시 "아파트내 사람들은 대부분 기존에 가는 병원이 있어 잘 오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외부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상복합상권이 기존 상권에 비해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며 외부 환자유입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주상복합아파트 주민, 환자로 이어지지 않아"

광고나 홍보를 하는데도 상가나 클리닉센터 개원에 비해 유리한 점이 별로 없다. 입주민들과의 마찰도 고민이다.

정용중 원장은 "주상복합아파트라서 간판을 달거나 홍보물 비치도 마음대로 못하는 실정"이라면서 "주상복합은 상가보다는 아파트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 개원의는 "입주자 대표가 주차가 불편하다고 병원외래 내원객 주차에 클레임을 걸더라"고 하소연했다.

골든와이즈닥터스 서승한 팀장은 "주상복합아파트 1층에 들어가는 편의점, 은행 등은 괜찮지만 이외에는 별로"라면서 "주상복합 건물로 유입되는 환자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주상복합에 간판을 자유롭게 올릴 수없다는 단점을 지하철 내 광고로 극복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역시 지하철과 주상복합건물이 인근에 있을때라야 가능하다.

"입주민 입김에 간판도 제대로 못달고..."

이 때문에 주상복합아파트내 개원은 신중해야 한다는 게 대부분의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전철역·버스정류장과의 거리, 인근 주거지역과의 거리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지의 규모가 클수록 좋다.

상가 입구가 보이지 않거나 눈에 띄지 않는 곳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같은 주상복합아파트임에도 단지에 따라 차이가 클 수 있다.

실제로 서초동의 D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한 동은 대로변에 입구가 있어 노출이 잘되고 기존 상권과 연계가 되는 반면 다른 한 동은 입구를 찾는 것마저 어려운 구조다.

서승한 팀장은 "정신과, 비만 등 에스테틱 진료과목에 한해 강남역, 양재역, 신촌, 교대, 서초 등 서울지역 내 교통이 유리하고 주상복합건물 자체가 지하철역과 가까운 곳일 경우에는 개원 입지로 괜찮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건물내 입주민과 적극적인 협력방안을 찾는다면 주상복합아파트내 개원이 좋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메디프렌드 정지영 팀장은 "일부 주상복합아파트내에서는 병원을 유치해 입주민을 위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도 있다"면서 "입주민에게 주치의 개념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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