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정면충돌 직면

박진규
발행날짜: 2007-08-14 06:34:00
  • "예정대로 9월부터 시행"vs "강력한 저항 직면할 것"

변재진 보건복지부장관이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을 예정대로 9월부터 실시하겠다고 밝혀 의-정이 또 다시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변 장관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은 오는 9월부터 2008년 6월까지 국립의료원에서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복지부가 시범사업을 상당기간 유예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었다. 즉 의료급여제도 변경과 정률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시범사업을 차기정부 넘기는 '빅딜'론이 제기됐지만 변 장관의 발언으로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졌다.

변 장관이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 시행을 다시 한번 못 박고 나섬에 따라 이달 중순 이후 의-정 충돌은 현실화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지난 9일 상임이사회에서 성분명 처방은 시범사업부터 저지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한 의협은 14일 TFT에서 장ㆍ단기 투쟁 로드맵에 들어갈 세부 안을 가다듬은 후 16일 상임이사회 결의를 거쳐 실행에 옮긴다는 구상이다.

로드맵에는 초강경대응을 요구하는 회원의 뜻에 따라 집단휴진 장외집회를 비롯해 의약분업·건강보험 거부투쟁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개원가에서 성분명 처방 반대 투쟁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공의, 봉직의, 대학교수 등까지 가세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번질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개원가를 타깃으로 하고 있는 의료급여제도 변경이나 정률제와는 달리 성분명처방은 의사의 처방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어서 의료계 내 모든 직역의 공분을 살 일이기 때문이다.

박경철 대변인은 "16일 논의하게 될 성분명 처방 저지 로드맵에는 그동안 공개적으로 발표 할 수는 없었던 강력한 수위의 투쟁 수단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며 "정부가 지금의 입장을 철회하고 의협의 정당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점점 더 강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 기관인 국립의료원은 시범사업을 목전에 두고 전산시스템 정비와 시범사업 대상 의약품을 선정(20개 성분)하는 등 막바지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정확히 언제부터 시범사업이 시행될지 말하기 어려우나 16일 강재규 의료원장이 해외 출장에서 돌아오는 대로 구체적인 윤곽을 복지부에 보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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