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봉합사' 별도산정 허용

안창욱
발행날짜: 2007-12-26 12:28:30
  • 복지부, 급여기준 개선안 발표…병원계 "늦었지만 다행"

복지부가 병원계의 요구를 수용, 내년부터 수술에 사용한 봉합사를 급여로 대폭 인정한다.

이에 따라 병원와 환자간 갈등 요인으로 작용해 온 수술 실값 부담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치료재료인 봉합사의 진료비 별도산정 범위를 개정한 ‘요양급여 적용기준 및 방법 세부사항’ 개정안을 마련,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봉합사 산정기준 개정안에 따르면 처치 및 수술에 사용된 봉합사는 △검사(천자, 생검, 내시경 등) △중재적 시술(경피적, 내시경적) △다른 특수기기 이용(레이져, 감마나이프 등) △안면수술을 제외한 피부봉합, 피부고정 △기타(보편적 또는 의학적 타당성이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실구입가로 산정할 수 있다.

다만 의료기관이 실구입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봉합사 제품명(catalog No.), 크기(Gauge), 사용량 등을 진료기록부(수술기록지)에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현 요양급여기준에는 안면수술, 중증질환자 산정특례 대상, 장기이식수술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봉합사를 별도 산정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모대학병원 관계자는 “수술을 할 때 불가피하게 고가 봉합사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별도 비용을 산정할 수도, 환자에게 받을 수도 없도록 규제해 왔다”면서 “이 때문에 임의비급여로 인해 민원이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술에 사용한 실 값을 실비로 인정하면 환자들은 진료비 부담을 덜 수 있고, 병원은 급여청구가 가능해 민원이 크게 줄어들고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도 복지부가 늦게나마 치료재료대를 인정해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그는 “봉합사 가격이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일부 재료는 수술료보다 비싼 것도 있다”면서 “병원에서 이런 것을 실비라도 보장해 달라고 수십년간 요구해 왔었는데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번 개정안을 보면 피부봉합 등에 대해서는 별도산정을 할 수 없도록 해 논란의 소지가 여전히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봉합사 문제로 인해 너무 시달려 왔기 때문에 이 정도만 인정스럽다”고 꼬집었다.

봉합사 치료재료대는 지난 1997년 10개 대학병원장 사기사건에서도 논란이 될 정도로 대표적인 의학적 임의비급여 항목으로 지목돼 왔다.

한편 복지부는 최근 임의비급여 개선책을 통해 별도 청구가 불가능한 재료를 재검토해 일부 비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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