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자진료 병원 '면허정지+과징금' 정당"

안창욱
발행날짜: 2008-08-01 06:50:11
  • 헌재, 헌법소원 각하…"이중처벌금지 원칙 위배 안돼"

임상병리사에게 방사선촬영을 하도록 지시한 병원 원장에게 의료법상 의사면허정지처분과 건강보험법상 과징금 부과처분을 동시에 내렸더라도 헌법상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31일 모 병원 원장이 구 의료법 제53조 제1항(자격정지, 현 66조 1항)과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과징금, 현 85조 1 2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이같이 판결했다.

보건복지부는 2004년 청구인이 운영하는 병원에 대해 현지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구인이 임상병리사에게 업무범위를 넘어 방사선 촬영을 하도록 한 것을 적발하고 구 의료법 제53조 제1항에 따라 15일간의 의사면허정지처분을 내렸다.

또한 청구인이 무자격자가 방사선촬영을 하고 요양급여비용 1천여만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적발하고 2006년 2월 구 건강보험법 85조 제2항을 적용해 부당금액의 4배에 해당하는 4천여만원을 과징금으로 부과했다.

그러자 청구인은 과징금 부과처분에 불복해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청구인은 해당 의료법과 건강보험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위헌법률제청신청을 했지만 법원이 일부 각하, 일부 기각 결정을 내리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해당 의료법, 건강보험법 조항은 제재 대상이 되는 기본적 사실 관계, 보호법익, 목적 및 처분 대상을 달리하기 때문에 이중처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다시 말해 의료법상 면허자격 정지처분은 의료기사의 업무 범위를 일탈하게 한 때에 부과한 것이며, 건강보험법상 과징금 처분은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자, 가입자, 피부양자에게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한 것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이다.

헌재는 “과징금제도로 인해 청구인이 입게 되는 재산상의 불이익은 그다지 크다고 보기 어려운 반면 부당한 보험급여청구에 대한 제재를 통한 사회적 공익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어 청구인의 재산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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