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근수술법, 처음에는 사기라고 의심했다"

안창욱
발행날짜: 2008-11-19 15:43:53
  • CARVAR 논란 불구 시술교수들 극찬…"학회 해명하라"

심장수술의 대가인 건국대병원 송명근(흉부외과) 교수가 자신이 개발한 ‘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 성형술(CARVAR)’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다시 한번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CARVAR 수술을 한 경험이 있는 다른 대학 교수들 역시 송 교수 수술법에 대해 극찬하고 나서 주목된다.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는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20여년간 9천여명의 심장병환자들을 수술하면서 환자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과 불편, 특히 판막치환술 후 평생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하는 치명적 단점을 반드시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CARVAR는 어떤 수술법보다 훌륭하고 안전하다고 선언한다”면서 “앞으로 전세계에 널리 보급될 것이라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송 교수는 그간 제기된 사안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송 교수는 CARVAR 수술 환자의 4%에서 관상동맥이 좁아졌지만 기존 수술법의 경우 1%에 불과하다는 주장과 대해 “이는 심마비액을 투여하는 기구인 폴리스탄 회사 제품을 사용한 것이 원인”이라며 “이 때문에 해당 제품을 리콜해 국내에서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송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모교수가 “이전의 수술 데이터를 시행착오 기간으로 본다면 그 기간에 수술 받은 사람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나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똑같은 수술을 해 본 적이 없다”면서 “의학은 끊임없이 진화하는 것인데 이런 질문에 놀랍다”고 꼬집었다.

그는 “CARVAR 수술을 받은 환자의 데이터에 대해서는 모든 사항을 이미 공개했으며, 수술 받은 114명을 모두 확인했지만 사망환자는 없었다”면서 “일부 언론에서 두명의 환자가 사망했다고 했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반박했다.

송 교수는 CARVAR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3~5년의 장기추적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송 교수는 “2000년부터 2005년에 수술한 3년 이상된 모든 환자의 상황을 빠른 시일 안에 심평원에 제출하고, 앞으로도 매년 6월말 모든 수술 환자의 치료성적을 학회와 심평원에 보고할 예정”이라며 치료성적에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송 교수는 대한흉부외과학회가 CARVAR 수술법이 기존의 수술법을 조합한 것에 불과하다는 견해를 심평원에 전달한 것에 대해서도 공개적인 해명을 요구했다.

송 교수는 “조건현 흉부외과학회 이사장은 CARVAR가 기존 수술법을 조합했다는 결론을 도출한 경위와 CARVAR 수술법을 접하거나 참관한 적도 없는 교수들을 심평원의 신의료기술심의 자문위원으로 구성한 이유, CARVAR 수술 경험이 있는 교수들을 제외한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정식 요청했다.

송 교수는 지난 10월 29일 심평원이 CARVAR를 신기술로 인정할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두 번째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었던 당시 일도 공개했다.

송 교수는 “흉부외과학회에서 파견한 서울대병원 A교수, 세브란스병원 J교수, 삼성의료원 P교수, 공단 일산병원 K 선생 모두 우리나라 판막치환술의 최고 권위자이지만 이들은 과거 CARVAR 라이브수술 초대를 거절했고, 한번도 이 수술법에 대해 묻지 않았다”면서 “CARVAR 보험등재 여부를 판단하려면 무엇인가 아는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겨냥했다.

송 교수는 “CARVAR 수술법 논란이 기사화되자 어떤 환자가 전화를 해 용기를 잃지 말라고 했다”면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송 교수의 CARVAR 수술을 직접 시술해 본 전북대병원 최종범(흉부외과학회 학술위원장) 교수와 서울백병원 김용인 교수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 교수는 “몇년전 송 교수가 CARVAR 수술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는 사기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돼지 동물실험을 해 보고 이틀간 잠을 설쳤다”면서 “이런 세계적인 아이디어는 발전시켜야 할 의학”이라고 단언했다.

최 교수는 “지금까지 CARVAR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모두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5년생존률과 부작용 추적결과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인 교수 역시 “처음에는 말도 안되는 사기라고 생각했는데 송 교수가 수술하는 것을 참관한 뒤 이런 수술이 있구나 감탄했지만 솔직히 열등의식도 있었다”면서 “1년여간 연구한 후 5명을 수술했는데 모두 결과가 좋았다”고 잘라 말했다.

김 교수는 “환자들을 위해 몸 바쳐 일하고 싶은 의사로서 훌륭한 기술이라면 서로 격려하고, 발전적인 비판도 필요하다”면서 “자존심 내세우면 배울 수 없고, 환자들을 위해 필요하다면 안 배울 이유가 없으며, 환자와 데이터가 말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송 교수는 "CARVAR 수술은 기존의 판막치환술과 달리 항응고제를 복용할 필요가 없으며 혈역학적으로 정상인과 다름 없을 정도로 기능이 회복된다"면서 "20여년간의 연구가 이제 결실을 맺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 교수는 "CARVAR 수술에 대해 다각도로 검증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며 누가 어떻게 정하든 검증을 한다면 따를 생각"이라면서 "그러나 정상적인 검증이 아닌 개인적 비난을 한다면 동의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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