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늑장대응, 뭇매맞는 식약청

박진규
발행날짜: 2004-08-02 05:55:19
어떤 큰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재빨리 공개하고 바로잡는 것이 공공기관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그것이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일이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

식약청은 어제 페닐프로판올아민(PPA) 함유 감기약 판매금지 조치를 발표하고 167종의 해당 품목 명단을 공개했다.

식약청의 발표가 나간후 잘했다는 격려보다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식약청이란 문구가 아깝다' '식약청은 살인마 집단' '살인범 유영철은 사람 22명 죽였지만 식약청은 사람을 수십만명을 죽인거와 다름없다'는 여론과 네티즌들의 분노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불량식품에 대한 대응력 부재로 큰 홍역을 치른 식약청이 '구렁이 담넘어가는 식'으로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구태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4년 전 PPA 제제의 위험성이 경고됐는데도 지금 와서야 판매금지 조치를 취하는 등 늑장대응했고, 이것만으로 부족했던지 발표시기를 토요일 오후로 정한 것은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더우기 이미 수년전부터 의료계에서 PPA제제의 위험성이 충분히 예고한 상황임에도 이를 묵과했다는데 대해 식약청은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식약청은 국민의 건강과 안녕을 지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공기관이다. 그래서 국민들의 신뢰는 필수조건이다. 신뢰를 얻지 못하는 기관이 어떻게 국민을 위해 일할수 있겠는가. 예산과 인력 부족을 탓하기에 앞서 정체성을 찾으려는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

"전국의 뇌졸증환자는 연합해서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쓰레기만두는 아무것도 아니다. 국민들은 중풍에걸려 고통스럽게 죽어가도 식약청OO은 제약업체로 그동안 뇌물 뜯어먹고 호의호식하고 잘살았겠지! 이제 소송을 통해서 모두 토해내도록해야한다" 식약청을 보는 국민의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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