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에만 열중하고 싶다"

발행날짜: 2007-06-21 06:15:53
"제발 환자 진료에만 신경쓰고 살았으면 좋겠다."

요즘 개원의들에게 자주 듣는 얘기다. 얼마전 한 개원의는 이제 정부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긴장을 넘어 '될 때로 되라'는 식의 자포자기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최근의 정부 정책을 보면 개원의들의 항변이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한다.

당장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일자별청구 전환으로 개원가는 한숨만 내쉬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급여환자 본인부담금 신설제 또한 7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짐이 하나 더 늘어났다.

이를 위해서는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공단을 방문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제부터다.

7월부터 급여환자가 왔을 땐 매번 인터넷에서 환자의 가상계좌를 검색하고 환자의 사이버머니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확인한 뒤 진료번호를 받아 진료해야한다.

만약 이에 대해 환자가 불만을 제기하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야함은 물론 환자가 돈을 낼 수 없다고 버티면 다른 환자를 봐야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말하기도 곤란한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8월부터는 경증환자 본인부담금 정률제 시행이 기다리고 있다.

이 또한 당분간 적응이 안된 환자들에게 일일이 바뀐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은 의사들 몫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의료법에는 설명의 의무를 법으로 규정할 가능성이 높아 의사들은 이에 대비해 환자가 만족할 만큼 설명하는 습관을 길러야한다.

이쯤되니 갑자기 변화하고 신설되는 정책에 적응하느라 숨이 찰 만도 하다.

"아직 40대로 인터넷도 제법하고 시대변화에 빠르다고 생각하는 나도 정부 정책에 발맞추기 벅찬데 연세가 있으신 선배 개원의들은 오죽하겠느냐"는 한 개원의의 넋두리가 수긍이 간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시대가 변했으니 의사도 바뀌는 수 밖에. 이미 시대는 권위주의적인 '의사선생님'보다 말 많고 친구같은 의사를 기대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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