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로 돌아보라

발행날짜: 2008-03-27 07:28:21
2008년 병원 노사간 산별교섭이 상견례를 목전에 앞두고 있지만 올해도 쉽게 교섭이 풀릴 것 같지는 않아보인다.

매년 감정싸움으로 번져가던 산별교섭을 보다 원활히 이끌자며 구성한 산별교섭노사운영협의회가 또 다른 갈등의 불씨로 번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기자가 의료계 전문지에 발을 담근 이래 참석한 산별교섭은 기간내에 한번도 합의를 이룬적이 없다.

오죽하면 산별교섭에서 파업얘기가 빠지면 허전하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번져갔을까.

병원에서는 시간을 끌수록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매번 교섭을 연기했고, 노조는 그러한 병원의 태도에 대해 파업이라는 강경수단으로 압박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합의후에도 서로가 찝찝한 기분으로 뒤돌아 섰던 것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양측 모두 개인적인 자리에서 기자를 만나면 이러한 싸움에 염증을 느끼는 고백을 한다는 사실이다.

양측 모두 기간내에 서로가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기를 바라는 마음은 서로 같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인 것일까.

결국 문제는 한가지로 압축된다. 서로가 조금이라도 더 양보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마치 동대문에서 상인과 실랑이를 벌이는 것처럼 병원측은 노조가 터무니 없는 조건을 내밀까 우려하며 생각보다 최소한의 합의안을 내놓고, 노조는 병원측이 무조건 반대할까 싶어 다소 과한 요구안을 내어놓기 때문이다.

물론 각자의 위치가 다르기에 서로의 생각이 일치할수는 없다. 그렇다면 교섭이 왜 필요하겠는가.

하지만 결국은 합의될 사항을 매번 서로가 감정이 상하면서 지지부진하게 끌고갈 이유또한 없다.

결국 중요한 열쇠는 대화와 양보다. 서로 앞만 보면서 뛰어나간다면 결국 부딪힐 수 밖에 없는 것이 이치아닌가.

상대방이 물러서기를 바라며 뛰어나가지 말고 내가 먼저 한발짝만 뒤로 물러나 이야기를 꺼내보자. 서로 한발짝만 뒤로 물러서는 것이 어떻겠냐고.

부딪히면 상처가 남는다는 것은 서로가 알고 있다. 누구도 부딪히기를 원치 않고 있는데 매번 부딪히고 맘을 상할 이유가 무엇이 있겠는가.

2008년 산별교섭에서는 노사가 웃는 얼굴로 각자의 위치로 돌아서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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