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문가에 시장 열면 안된다

메디게이트뉴스
발행날짜: 2008-09-08 06:45:00
지난주 KBS의 간판뉴스인 ‘뉴스9’에 깜짝 놀랄만한 뉴스가 나왔다. 뉴스는 이르면 내년부터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으로 일반인도 병원, 의원 약국 등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가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뉴스는 방안에는 의사협회나 병원협회 등 전문가단체의 가입도 자율화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 나오는 얘기는 아니지만 들을 때마다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이 방안은 공정위에서 리베이트를 척결하는 방법으로, 전경련에서 규제개혁 방안으로 이미 제시한 바 있다. 시장진입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리베이트 등 각종 부조리가 근절되지 않는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진입장벽을 허물어 사무장병원을 합법화하고 면대약국을 양성하는 것이 과연 선진화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려 진흙탕 싸움이 벌어질 것이다.

정부가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적극 부인했지만, 검토 작업을 벌였던 것은 사실로 확인된 만큼 아직 정부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

오히려 검토 내용을 KBS에 흘려놓고 반응을 보려는 의도로 읽히기도 한다. 이르면 이달 발표되는 제2차 서비스산업 선진화방안 발표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언제 어느 때 터져 나올지 모른다. 우리 사회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자본의 논리가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 부문에서도 이런 자본의 논리가 점차 확산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이 법적으로 허용되면 의료질서는 순식간에 무너져 내릴 것이고, 그 국민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의료시장은 절대로 비전문가에게 내줄 수 없다. 오히려 더욱 전문화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선진화 되어야 살 수 있다는’ 식으로 막가서는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는 없는 것이다.

정부는 섣부를 자본의 논리로 시장을 보는 시각을 거두고, 전문가들이 소신껏 진료하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주력해야 한다. 새로 발표될 선진화 방안도 이런 부문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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