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산업화 가장 큰 방해물은 '건보공단'

안용항
발행날짜: 2009-04-20 06:41:01
  • 안용항 의료와사회포럼 정책위원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자고 하니 돈 없는 가난한 나라에 사치스런 생각이라며 반대했다고 한다. 확실히 당시 상황으로서는 사치였을지도 모른다. 자동차도 별로 없는 상황이며 서울과 부산 간의 교류 물류 량도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하지만 고속도로를 만들면 물류 량도 늘어 날 것이라는 긍정적 생각을 한다면 당장의 고통을 인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각이 그러하였는지도 모른다. 한 나라의 지도자는 좀 더 멀리 바라보아야 한다. 그래야 표퓰리즘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은 천연 자원이 빈약하다. 가진 것이라곤 영특한 국민의 지혜만 있다. 국민의 영특함도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영특함을 살릴 기회를 주어야 한다. 즉 고속도로를 만들어 주어야 자동차를 만들고 부산 물건을 서울에 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미래는 BIO, NANO, IT, MEDICAL ENHANCEMENT라는 신기술의 시대라는 것을 많은 학자들이 동의한다. 이 신기술들은 인간의 신체에 도움을 주는 의료기술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기 가장 좋은 기술들이다. 이러한 신기술은 의료산업화와 연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미래 산업을 자동차, 선박, 메모리만 묶어 있을 수는 없다. 이런 것들은 언젠가 중국에 넘겨주어야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은 신기술의 개발을 통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것이다.

BIO, NANO, IT, MEDICAL ENHANCEMENT라는 신기술의 총화가 꽃피우려면 미리 ‘터무니없어 보이는 고속도로와 같은 것’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신기술을 만들 의욕을 불태우며 세계최초의 기술들이 탄생되는 것이다. 만약 신기술로 만든 기계를 만들어도 그 기계를 팔 길이 없으면 누구도 신기술 계발을 하고자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의 고속도로의 의미는 바로 '값비싼 신기술 기계를 누군가 사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화염상 모반이라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선 대당 1억원 정도인 레이저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러한 레이저를 개발하려면 누군가 구입해야 하고, 그렇게 되려면 그 기계를 사용할 경우 이득이 남아야 레이저를 구입한다.

복지부에서 정한 레이져 사용 가격이 10만원이 안된다고 한다. 1억짜리 레이저 기계의 사용 비용이 10만원이 안되면 그 기계를 구입하려는 욕구가 줄어 들 수밖에 없다. 그러면 점차 가격이 싸며 성능이 좋아진 레이저 기계를 만들려는 신기술 개발 욕구는 사라지고 만다.

건강보험공단은 '한정된 재원서 의사 진료권 제한은 당연'하다고 하면서 의사들이 신기술이나 신약 사용을 억제하고자 한다. 신기술에 의존해서 미래를 열어야 할 국가에서 그리고 의료 산업화가 모든 국가들이 나아가는 방향임을 잘 알면서도 그 방향으로 나아가기위한 고속도로 건설을 부인하는 꼴이다.

건강보험공단의 진료권 제한은 ‘환자의 치료를 제한’시킨다는 의미이다. 공단이 환자의 치료를 제한할 권한이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인간의 삶 중에 건강하고자하는 '개인적 가치 실현'을 공단이 억제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공단의 재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환자의 치료를 무작정 금지시킬 것이 아니라, 공단이 감당할 수 없는 치료 부분을 시장 기능에라도 맡기는 것이 좀 더 윤리적 조치일 것이다. 또한 이러한 조치가 없다면 신기술을 이용한 장비의 개발을 누가 생각할 수 있겠는가?

의료 산업화가 국가 미래 안녕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면, 신기술로 만든 장비의 사용이 비록 고비용일지라도 허용해주어야 한다. 지금은 그 장비를 사용하는 사람이 소수일지 모르지만 그것이 응용되어 저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게 되면 전 세계로 수출하여 신기술 시장을 점령하게 될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은 신기술개발에 발목 잡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가난해도 미래를 위해서 고속도로가 만들어져야했듯이 고비용의 신기술 장비를 허용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그 장비가 '성능이 좋은 저비용의 국산 장비'로 바뀔 수 있다.

즉 공단은 의료 시장을 차단하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시장이 없는데 무슨 신기술 개발이 될 수 있겠는가? 또 공단이 개인의 건강 치료를 왜 제한시키려고 하는가? 그러한 제한의 결과 환자가 외국으로 치료 받으러 나가는 상황을 만들고 있음을 아직도 알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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