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편견 심한 '간질' 질병명 바뀐다

발행날짜: 2009-05-29 12:30:15
  • 간질학회, TF 통해 변경 추진…뇌진증, 뇌전증 유력

사회에서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을 받아왔던 '간질'의 병명이 내달 관련 학회들에 의해 변경된다.

이들 학회들은 우선 의료계내에서 변경된 명칭을 사용하며 공론화 시킨 뒤 국회 등의 협조를 얻어 병명을 완전히 바꾼다는 방침이다.

대한간질학회 이상도 회장은 29일 "최근 각계 전문가들과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간질의 새로운 병명을 확정했다"며 "오는 6월에 개최되는 학술대회를 통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간질학회를 비롯, 한국간질협회 등 관련 단체들은 간질이라는 병명에 대해 사회적으로 부정적 인식이 만연해 간질환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명칭개선작업을 추진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이들 단체들은 간질학회 회원 및 간질환자로부터 새로운 명칭을 공모받아 각과 전문의들로 구성된 TF팀을 구성, 명칭 개선작업을 착수해왔다.

당초 학회는 환우회의 명칭을 딴 '장미병'과 나폴레옹이 간질환자였다는 점에서 착안해 '황제증' 등을 검토했었으나 간질과 직접적인 상관성을 갖기 힘들다는 점에서 이들 모두 제외됐다.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명칭은 뇌진증과 뇌전증. 뇌진증은 간질발작이 땅에 지진이 생기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고 생각해 제안된 명칭이며, 뇌전증은 간질이 뇌에 전기가 발생해서 생기는 병이라는 점에서 착안됐다.

이와 함께 학회는 뇌신경에서 발병한다는 뜻의 '뇌신경경련증', 전기와 연관된 '뇌전류장애증' 도 함께 검토해왔다.

학회는 새로운 병명을 발표한 뒤 의협과 의학회 등을 통해 이를 홍보한 뒤 국회 등의 협조를 얻어 병명을 완전히 바꾼다는 계획이다.

또한 병명이 새롭게 바뀌면 간질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편견이 다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간질학회와 간질협회 등은 간질환자의 80%가 약물치료만으로 정상인과 다름없는 생활을 할 수 있음에도 취업과 결혼은 물론, 보험가입시에도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간질학회 이상도 회장은 "간질환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치료도, 재정문제도 아닌 사회적 편견"이라며 "단 한번의 발작으로도 모든 사회적 역할을 박탈당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간질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인식부터 개선하기 위해 명칭변경을 추진한 것"이라며 "새로운 병명에 대한 홍보를 통해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는데 주력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간질학회는 오는 6월 4일~5일 양일간 대구 호텔인터불고에서 '제14차 대한간질학회'를 개최하고 새로운 병명을 비롯, 간질환자를 위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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