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제네릭 주사용제 전문 회사인 '호스피라'가 한국지사를 설립, 직판에 나선다. 그동안 국내 일부 회사를 통해 제품을 판매해왔던 호스피라가 국내 시장 상륙을 선언한 것이다.

호스피라 코리아(지사장 박영애)는 23일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호스피라 아시아 태평양지역 사장인 올튼햄씨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시장 잠재력이 커짐에 따라 한국 시장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 지사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호스피라는 주력 제품인 항암제와 혈압강화제 등 응급질환 등을 치료하는 제네릭 주사제와 약물 안전투약장비 등 30여가지 제품을 국내에서 직접 판매하게 된다. 또한 향후에는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노크할 계획이다.

지난 2004년 애보트에서 분사한 호스피라는 전세계 70여개국에서 특허가 만료된 항암주자제 제네릭과 의료용 주사세트, 의료 소프트웨어 등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38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올튼햄 사장은 "호스피라의 제네릭 의약품은 오리지널과 같은 효과를 보이면서도 가격이 싼 게 장점"이라며 "호스피라의 우수한 제네릭 제품들은 정부의 재정 절감은 물론 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더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호스피라는 그간 한국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항암제와 주사제, 마취제, 통증관리를 위한 PCA펌프 등 의료기기를 공급해 왔지만 두각을 보이지 못한 것이다.

국내법인 설립을 계기로 값싸고 품질 좋은 제네릭 제품이 상륙하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회사 쪽은 장담하지만 오리지널 의약품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항암제 시장의 특성을 돌파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제네릭 회사인 산도스코리아의 경우를 보면 20~30품목을 출시하고서도 고전을 하고 있다"면서 "투자대비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는 것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A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항암제 시장은 이미 오리지널에서 표적항암제로 전환하고 있는 시점"이라며 "단순히 가격이 싸고 제품이 좋다는 점만 내세우고 있다면 한국시장 성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호스피라 코리아의 성공 여부는 국내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다른 다국적 제네릭 제약사의 국내 진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