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집중타…국회도 정부도 "꼭 척결"

고신정
발행날짜: 2009-10-07 06:50:59
  • 의약품 저가낙찰-병원 직영도매 등 줄줄이 '도마 위'

[보건복지가족부 국정감사 종합]

"리베이트는 지난 30년 동안 골머리를 앓아왔던 문제다. 장관으로서 어떤 일이 있어도 이를 반드시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다."

5~6일 양일간 진행된 보건복지가족부 국정감사는 국회와 정부의 리베이트 척결의지를 다시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전혜숙 의원을 필두로 다수의 의원들이 '저격수'로 나섰고, 복지부는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다양한 대책들을 마련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의약품 저가낙찰 등 융단폭격…복지부, 리베이트 근절의지 재확인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민주당 전혜숙 의원.

전 의원은 병원 직영도매가 새로운 리베이트 창구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병원이 직영도매상을 소유하는 형태를 금지시켜는 규정을 약사법에 명문화하고 △일반병원들에게도 의무적으로 공개경쟁입찰방식으로 의약품을 공급받도록 건강보험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당 최영희 의원은 국공립병원의 의약품 저가낙찰 행태에 주목, 리베이트 가능성에 대한 복지부의 실태조사를 주문했다.

최 의원은 " 49개 국공립병원에 대한 의약품 입찰현황을 분석한 결과, 저가낙찰 및 그에 따른 원외처방 밀어주기 행태가 발견됐다"면서 "리베이트 가능성이 큰 만큼 복지부 차원의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선 두 의원들이 제약사와 병·의원의 도덕적 해이를 문제로 삼았다면 한나라당의 원희목 의원은 리베이트 척결을 위한 복지부의 대응책이 미흡하다는 점을 강력히 질타했다.

원 의원은 "리베이트는 기형적인 생산 및 유통과정에서 기인된 것"이라면서 "최저가 방식을 통해 약가만 잡으면 된다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 의원은 "(리베이트를)주는 사람은 처벌하되, 정작 받는 사람은 가만 두는 것도 문제"라면서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 △의약품 구매시 현금결제시 할인 양성화 등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 전재희 장관 또한 "장관으로서 어떤 일이 있어도 (리베이트를) 반드시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서 강력한 정책의지를 표명했다.

공공병원 저가낙찰과 관련해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했고, 리베이트 쌍벌제에 대해서도 원칙적 찬성입장을 밝히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약속한 것.

다만 전 장관은 의약품 현금구매에 따른 백마진과 관련해서는 공식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고, 민간병원에 대한 공개입찰방식 의무화와 관련해서도 "시장경쟁 원리에 위배된다"면서 난색을 표했다

차등수가-선택진료 등 제도개선 필요성 제기…복지부 행보 주목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의 대형병원 선택진료비 조사결과 발표에 뒤이어 선택진료제도의 폐지,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차등수가제 개선문제 또한 다시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은 "선택진료제가 병원 경영 개선수단으로 전락했다"면서 "근본적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고 원희목 의원은 △선택진료의사 지정비율을 현행 진료가능의사의 80%에서 50%수준으로 낮추고 △ 선택진료의사 지정 자격기준을 경력 15년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지난해 차등수가제의 불합리성을 지적하고 나섰던 심재철 의원은 "지난 국감당시 장관이 기준 합리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으나 1년 지난 지금까지 아무것도 한일이 없다"면서 시급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전재희 장관은 공감을 표명했고 현실적인 개선 방안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내놔 의료계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애주 의원 등, 면허재등록제 도입 촉구…복지부 "신중 기할 것"

이 밖에 의료인 보수교육 실효성 논란과 더불어 면허재등록제 도입 또한 화두에 올랐다.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은 보수교육 미이수자 비율이 의사의 경우 12.4%, 한의사는 29.0%에 달했다면서 "국민 건강권 보호 및 질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보수교육은 반드시 필요한 만큼 보수교육 의무화 및 미이수자 관리 강화·제재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애주 의원은 더 나아가 보건의료인에 대한 면허재등록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을 폈다. 이 의원은 "의료계에서 면허재등록을 면허갱신으로 오해하는 경우들이 있다"면서 "정확한 정보제공을 통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재희 장관은 "강행으로 밀어붙이기에는 의견수렴이 더 필요하다"는 말로 확답을 피했다.

"붕괴직전 1차 의료기관"…의원급 의료기관 경영난 수면위로

또 일부 의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1차 의료기관들의 문제를 국감현장으로 끌어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위기에 처한 산부인과 의원들의 현실을 짚어내면서 정부의 전반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고 안홍준 의원은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경영난이 심각하다고 지적하면서 정부의 관심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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