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 틀린 신장 재이식 수술 국내 최초 성공

발행날짜: 2009-12-06 23:41:29
  • 가톨릭의대 양철우 교수팀…"국내 장기이식 수준 성장"

양철우 교수
신장이식에 실패해 이식 거부반응이 있는데다 공여자와 혈액형까지 틀렸던 말기 신부전 환자에 대한 재이식수술이 성공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케이스를 찾기 힘든 만큼 드믄 경우로 장기 이식에서 가장 까다로운 두 조건인 '감작'과 '혈액형 불일치'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국내 장기 이식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양철우 교수와 문인성 교수팀은 최근 20년전 첫 번째 신장이식 이후 만성 거부반응으로 인해 이식신장의 기능을 상실한 O형 혈액형 환자에게 혈액형이 맞지 않는 B형 공여자의 신장을 이식해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에 신장을 재이식해 성공한 환자는 1989년 모 병원에서 첫 번째 신장이식을 한 후 만성 거부반응으로 이식 신장이 더 이상 기능을 할 수 없게 되자 지난 2007년 11월부터 혈액투석을 시작했다.

이후 재이식을 시도했으나 당시 기증의사를 밝힌 환자의 언니가 혈액형 호환이 불가한 B형인 관계로 적합한 혈액형을 찾아 교환이식 프로그램에 등록해 이식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적합한 혈액형을 가진 공여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첫 번째 이식으로 인해 과량의 항체가 몸 안에 형성되어 있는 '감작'이 심각했고 이식 불가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양철우 교수팀은 철저한 사전 검사와 탈감작 치료를 시행하며 환자의 재이식을 준비했고 결국 감작과 혈액 불일치라는 악조건을 극복하고 재이식수술에 성공하는 쾌거를 거뒀다.

'감작' 이란 이미 체내에 항체가 형성돼 이식신장에 거부반응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감작이 일어날 경우 항체가 이식된 신장을 공격해 급성 거부 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

또한, 신장의 공여자와 수혜자간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체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항 ABO 항체가 이식된 신장을 공격하게 되어 심각한 급성 거부 반응이 발생해 이식의 금기로 여겨져 왔다.

양철우 교수는 "이번 환자의 경우 급성거부반응의 위험부담이 매우 높았으나 충분한 처치를 통해 항체를 적절히 제거해 이식에 성공한 것"이라며 "향후 이같은 이식 방법을 더욱 발전시킨다면 혈액형이 맞지 않거나 감작된 경우 등 고난도의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는 2007년부터 감작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성공적으로 신장 이식을 시행(14명)해 오고 있으며, 혈액형 불일치 신장이식의 경우에도 2009년 5월 처음으로 성공한 이후 현재까지 6례를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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