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제 의전원 도입…석사학위 부여론 급부상

안창욱
발행날짜: 2009-12-09 06:50:06
  • 교과부 제도개선위 제안, 의대협회 "대학 자율권 달라"

교육과학기술부가 2010년 우리나라에 적합한 의사양성체제(의대, 의전원 등)를 결정하기 위해 위원회를 가동중인 가운데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5~10년 이후 재논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서자 의학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6~7년 과정의 학석사 통합학제를 신설, 졸업생들에게 석사학위를 수여하는 방안이 새로운 대안으로 모색되고 있어 교과부와 의학계간 타협점이 모색될지 주목된다.

의대·의전원장협회(이사장 서울의대 임정기 학장)는 8일 오후 이사회와 임시총회를 잇따라 열어 교과부 자문기구인 의·치의학교육제도개선위원회(위원장 정구현, 이하 제도개선위)에서 논의중인 쟁점사안에 대한 의대 학장, 의전원 원장들의 의견을 취합했다.

교과부는 내년 의사양성체제를 확정하기 위해 올해 6월말부터 12월말까지 제도개선위를 한시적으로 가동해 의대, 의전원 체제를 비교평가하고, 의학교육 제도개선방안을 논의중이다.

이날 의대·의전원장협회 이사회에서는 제도개선위가 의사양성체제 확정 시점을 5~10년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울의대 권용진(의료정책실) 교수는 “교과부는 의전원 제도를 도입하면서 2009년 의대와 의전원제도를 비교 평가한 후 2010년 바람직한 의학교육 학제를 확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환기 시켰다.

이어 권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과부가 논의 자체를 연기하려는 것은 신뢰를 훼손하는 것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게 협회 이사회의 입장”이라고 못 박았다.

교과부와 제도개선위가 의학교육 학제 결정 시기를 늦추려는 것은 두 가지 배경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올해 처음으로 의전원 졸업생이 배출됨에 따라 의대와 의전원 중 어떤 방식이 국내 환경에 적합한지 객관적으로 비교평가할 마땅한 데이터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제도개선위 산하 평가소위는 의대와 의전원 학생 성적, 학생 만족도조사, 의사국시 합격률 등을 비교평가 도구로 활용하고 있지만 이들 평가항목 자체가 객관성과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은 상태다.

여기에다 이공계 교수들까지 의전원체제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교과부가 의전원으로 학제를 강제로 단일화할 명분을 상실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평가소위는 의대 및 의전원 학생과 교수, 이공계 교수들을 대상으로 의전원제도를 평가하는 설문조사를 시행한 상태이며, 조사 결과 이공계 교수의 70% 이상이 의전원이 이공계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 의대·의전원장협회가 주시하는 것은 제도개선위에서 의학교육학제의 새로운 대안으로 6~7년 과정의 학석사 통합학제가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의예과, 본과로 구성된 의대를 6~7년 과정의 의전원으로 전환해 학석사 통합과정을 이수한 졸업생들에게 석사 학위를 수여하자는 안이다.

다만 6년제 학석사 통합과정은 인턴제도가 폐지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며, 7년 과정은 인턴 1년이 포함된 것이다.

현재 의학계는 의대 졸업생에 대해서도 의전원과 마찬가지로 석사학위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학석사 통합과정을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교과부가 의대를 학석사 통합과정으로 인정하되, 전체 입학정원 중 학부 졸업생을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하라고 요구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체 입학정원의 50% 이상을 학부 졸업생으로 선발할 것을 명시한다면 6~7년제 학석사 통합과정과 4+4 의전원을 사실상 병행할 수밖에 없어 현재 서울의대, 연세의대, 고려의대가 2+4와 4+4를 50대50 병행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이와 관련, 권용진 교수는 “협회의 입장은 각 의대가 자율적으로 의대든, 의전원이든, 학석사 통합과정이든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권 교수는 “전체 입학정원의 범위 안에서 학사 졸업후 의학교육 입문을 허용하자는 것에 대해 이견이 없지만 정부가 강제적으로 비율을 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과부 관계자는 “의학교육학제 확정 시점을 5~10년 연기하거나 학석사 통합과정을 신설하는 것은 제도개선위가 여러 가지 방안 중 하나로 검토중인 사안일 뿐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교과부는 제도개선위 활동 시한을 일정 기간 연장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 관계자는 “당초 올해 말까지 제도개선위를 가동할 예정이었지만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없지 않다”면서 “위원회 활동을 연장할지 여부도 위원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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