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 이중삼중 약가규제 속에서도 지속 성장

이석준
발행날짜: 2009-12-28 10:00:15
  • 녹십자 로슈 등 신종플루 '수혜'…리베이트 여전히 숙제

[아듀 2009④ 제약결산]
올해 제약업계는 신종플루, 탈크 사태, 리베이트 등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냈다. 일부 업체는 신종플루 특수로 매출이 급증하는 쾌재를 불렀으나, 일부 업체는 탈크 사태, 리베이트 등에 연루돼 험난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연이은 리베이트로 정부는 저가구매인센티브제 등 고강도 약가인하 정책을 준비 중이다. <메디칼타임즈>는 다사다난했던 2009년 제약업계를 정리하고 2010년을 전망했다. <편집자주>
2009년 보건의료 분야 최대 이슈는 단연 신종플루였다.

신종플루 환자 및 사망자가 급속히 늘면서 신종플루 치료제 및 백신(예방제) 부족 현상까지 예견되기도 했다. 다행히 최근 확산세가 눈에 띄게 꺾였지만, 전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기 충분했다. 정부는 국가전염병재난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Red)으로 격상하기도 했다.

반면 신종플루로 일부 업체들은 호재를 누렸다.

녹십자
녹십자는 신종플루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데, 이 회사는 현재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정부와 백신 공급 계약을 맺고, 2500억원에 달하는 신규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5160억원) 대비 절반 가량에 해당되는 수치다.

로슈와 GSK 역시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와 '릴렌자'로 수혜를 누렸다. 특히 로슈가 생산하는'타미플루' 매출은 지난 3분기 9억8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87% 늘었다. 올해 전체 매출은 26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종플루 확산으로 손소독제 업체도 호황을 누렸다. 식약청에 따르면, 손소독제는 지난 2001년부터 올 3월까지 허가 품목이 40개였으나,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무려 100개의 손소독제 제품이 허가됐다. 그만큼 수요가 많았다는 얘기다.

▲ 탈크 사태…1122품목 '판매·유통 금지 및 회수'

지난 4월에는 석면오염 탈크원료를 사용한 120개 제약사의 1122품목에 대해 판매·유통 금지 및 회수 명령이 내려졌다. 그간 제약사들이 의약품 생산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사용해 왔던 탤크 성분에서 인체에 유해한 석면성분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 품목을 보유한 업체들은 1000여 억원 이상의 물질적 피해를 입었고, 기업 이미지도 추락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탤크 의약품 파동이 해당 업체들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면서도 "다만 이번 사건으로 의약품 품질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웠따"고 말했다.

▲ 연이은 리베이트 사건…정부, 고강도 약가인하 정책 내세워 '압박'

올해도 제약업계는 리베이트로 골머리를 앓았다.

올초 공정위는 의약품 불공정거래 행위로 적발된 7개사(다국적제약사 5곳, 국내제약사 2곳)에 총 204억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들의 죄명은 부당 고객유인행위, 재판매가격유지행위, 사업활동방해행위 등이었다.

5월에는 K제약사가 1700여곳의 병·의원에 리베이트를 수수한 사실이, 6월에는 대기업 계열사인 D제약사가 자사 약을 처방한 의사에게 처방액의 25%를 리베이트로 제공한 사실이 밝혀졌다. 얼마전 15일에는 중견제약사 Y사가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식약청과 공정위의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리베이트 사건이 잇따르자 정부는 고강도 약가인하 정책으로 업계를 압박했다.

지난 8월에는 리베이트와 연관된 보험의약품의 상한가격을 최대 20%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리베이트 약가연동제'를 시행했고, 현재는 저가구매인센티브제, 내부고발 포상제 등을 골자로 하는 약가인하 정책을 추진 중이다. 결과물은 12월 중순경 발표 예정이었으나, 돌연 발표가 중단된 상태이다.

▲ 2010년 제약업계는?

전통적으로 제약 산업은 규제 산업이다. 의약품에 대한 수요는 끝없이 증가하지만 건강보험 재정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보험료를 인상하면서 한편으로는 약가 인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올해 역시 정부의 약가 인하에 대한 의지와 강도가 그 어느해보다 높다. 하지만 2010년 상위 제약사들의 실적은 과거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S증권사 관계자는 "내년도 주요 5개 제약사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10% 내외 증가할 전망"이라며 "환율 하락으로 도입 원료 가격 안정에 따라 수익성도 소폭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단, 정부의 약가 규제가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시행된다는 전제하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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