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봉직의, 쥐꼬리 박봉에 1인2역 이중고

박진규
발행날짜: 2010-02-18 06:46:53
  • 전문의들 "흉부외과 살리려면 전문의 진로 해결해야"

흉부외과 전문의인 A씨는 지금 근무하고 있는 중소병원에 사표를 낼 계획이다. 어렵게 취업은 했지만 다른 과목의 전문의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힘들게 일하고도 낮은 보수를 받는 수모를 견디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A씨는 그러나 새로운 일터를 찾지 못해 고민에 빠졌다. 그는 "수입이 적다고 월급을 삭감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래서 병원을 옮기려고 하는데 갈 곳이 없어 고민이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 때보다 수입이 적은 지금의 처지가 매우 곤혹스럽다"고 하소연했다.

흉부외과 전공의들의 급여가 대폭 인상되면서 현장에서는 전공의와 봉직의간 수입 역전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흉부외과 문제는 외과는 전공의를 마치고 전문의가 돼서도 취업기회가 적고 장래가 불투명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이두연 교수는 "전공의 급여인상 만으로 흉부외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7000~8000만원을 받으면서 일하다 중소병원에 취업하면 그만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 그나마 일자리를 구하면 다행이다. 빅4병원에서 흉부외과 전체 진료비의 80%를 독식하고 있는 상황이라 갈 데가 없다"며 "병원들은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취업을 원하는 전문의들에게 응급실 담당까지 떠맡기며 1인 2역을 강요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지방 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K씨는 "흉부외과 근무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수술에 환자관리에 응급실 키퍼까지 담당하고도 월급은 고작 600~700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봉직의 생활을 때려치우고 개원하려 해도 막대한 개원자금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엄두도 못내고 있다"며 "개원해도 다한증이나 정맥류 수술로 먹고살아야 하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 더욱 괴롭다"고 말했다.

K씨는 "흉부외과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전문의들의 일자리를 늘리고 급여를 인상해주어야 한다"며 "수가 인상 혜택이 모든 병원에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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