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회에 올라가 있는 많은 의료 관련 법안 상당수가 병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돼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을 위한 것은 없다. 개원의들은 정신을 바짝차려야한다."

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은 26일 광주시의사회 정기대의원총회서 이같이 말하며 의원급 의료기관 운영의 위기감을 피력했다.

이날 경 회장은 긴장감을 느끼고 있는 최근 의료계 일련의 사태를 예로 들어 말 한마디, 한마디에 긴장감을 부여했다.

경 회장은 "국회 발의된 법안 중 경제자유구역에 병원 설립시 외국자본이 30%만 투자받아도 의평원에서 인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이 외국병원에서는 당연지정제도 허용되고 외국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들도 진료받을 수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MSO, 병원 부대사업 허용과 관련한 법안도 국회에 발의돼 있는 등 의원급 의료기관을 위한 법률은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특히 전문병원을 육성하는 법안에 대해서는 개원가의 존폐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들이 1차의료기관을 떠나 전문병원으로 이동할 경우 개원의들은 더욱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할 것이고, 의원급과 병원급 의료기관간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

이와 함께 복지부가 적극 추진 중인 양한방협진도 의원급의료기관의 경영난을 가속화시키는 것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최근 한의계는 엑스레이, 초음파 등 현대의료장비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의-한의계간 법적분쟁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특히 이번 한의사협회장 당선자는 공약에서도 한의사에게 엑스레이 등의 사용을 허용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할 정도로 강성이라 갈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경 회장은 "이처럼 중요한 시점에 의료계 내부에서는 회원간 법적싸움을 하고, 일부 회원들은 고의적으로 집행부를 헐뜯기 시작했다"며 안타까움을 표하고 "지금은 굉장히 중요한 순간임에도 불구, 내부의 갈등으로 현안처리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거듭 개원가의 위기의식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