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녹십자, 업계 1위 경쟁 불 붙었다

이석준
발행날짜: 2010-04-02 06:45:13
  • 녹십자, LG와 전략적 제휴…동아, 삼천리제약 단독 입찰

동아제약과 녹십자가 펼치는 업계 1위 싸움이 볼 만하다.

지난해 매출액을 보면, 동아제약(1위, 8010억원)이 녹십자(2위, 6432억원)에 1500억원(1578억원) 가량 앞서 다소 거리감이 있어 보이지만, 최근 이들 기업의 행보를 보고있노라면, 나이(매출액)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절로 수긍된다.

선공은 먼저 녹십자가 날렸다.

녹십자는 만우절인 지난 1일 거짓말처럼 LG생명과학과 의약품 판매 유통 전반에 관련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그간 특정 품목에 대한 제약사간 공동마케팅은 종종 있었지만, 이처럼 영업과 판매, 물류에 대한 포괄적 업무제휴는 이례적인 일이다. 업계가 당연히 깜짝 놀랐다.

더구나 LG생명과학이 지난해 3273억원의 매출을 올린 업계 10위 내 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제휴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A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2일 "녹십자는 백신 수출을 위해 그간 해외 수출에 주력해온 LG생명과학의 탄탄한 해외 영업력이, LG생명과학은 상대적으로 국내 영업력이 취약해 종병 영업력이 강한 녹십자가 필요했다"고 이번 제휴를 분석했다.

B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두 기업의 제휴는 영업과 유통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M&A 못지 않는 시너지 효과를 유발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녹십자는 이외에도 1000억원대 규모의 ETC 전문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올초 녹십자가 목표 매출액을 7900억원으로 예측한 만큼, 이번 제휴와 함께 추진 중인 M&A가 성공리에 진행된다면, 업계 1위 등극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좌)동아제약, (우)녹십자
수십년간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동아제약도 팔짱만 끼고 있지 않았다.

올해 제약업계 첫 M&A 매물로 나온 삼천리제약의 인수후보 입찰에 단독입찰했다.

삼천리제약 인수전은 마지막에 동아제약, 녹십자, 한독약품의 3파전으로 좁혀졌으나, 입찰가가 예상외로 높아지자 녹십자와 한독약품이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천리제약이 500억원 대의 중소기업이지만, 생산품목이 일반제약사가 갖고 있지 않은 에이즈치료제 원료(지도부딘)를 보유했다는 강점이 있다"며 "동아제약이 인수할 경우,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사의 덩치 키우기 움직임은 이 뿐만이 아니다.

현재 세계 굴지의 다국적제약사 GSK와 조인트 벤처 설립을 추진 중이다.

양사간 합작은 동아제약의 신주발행 배정 방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주를 통해 GSK가 동아제약 지분 9.9% 가량을 취득하게 된다. 이 경우 1000억원 이상의 자본투자가 이뤄진다.

GSK는 동아제약 내에 글락소비즈니스유니트(GBU)라는 신 사업부를 설립하고, 병·의원 영업에 필요한 조인트벤처 사업부를 발족시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고봐야 알겠지만) 삼천리 제약 인수가 이뤄지면, 매출 1조원 달성 시기가 좀 더 앞당겨 질 수 있다"며 "세계적인 기업 GSK와의 제휴 추진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업계 1, 2위 싸움이 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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