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만호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다. 총궐기하자"

박진규
발행날짜: 2010-05-13 19:59:48
  • "전국 의사대표자 대회 총궐기 방아쇠 역할 해야 강조"

경만호 의사협회장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은 13일 "의료계는 건강보험이 도입된 이후 지난 40년간 밀릴 만큼 밀렸고 참을 만큼 참았다. 저수가도 맟고 의약분업도 참았다"며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자리가 없다"며 고사 위기에 처한 한국의료를 살리는데 회원들이 총궐기할 것을 호소했다.

경 회장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의사협회 동아홀에서 열린 '한국의료살리기 전국 의사대표자 대회' 인사말에서 "1년 전 한국의료의 틀을 바꾸겠다는 신념으로 의사협회장에 취임했지만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침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경 회장은 "이 대로 가면 건강보험 재정은 파탄난다. 의사 대다수가 대출 이자도 내지 못하고 한해에 수십명이 자살하고 수백 곳이 문을 닫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8년간 산부인과 의원의 30%가 문을 닫았는데 비단 산부인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의료가 붕괴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의사들도 이 나라의 국민들이다. 의료는 사회의 안전망이다. 정치권과 국회는 의료공급자들의 붕괴를 그대로 보고만 있어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 의사들도 스스로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 전체 보험재정 가운데 10조원이 약값과 약제비로 나가고 있다. 약값을 줄여 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 회장은 외래 환자 유치와 몸집불리기에 나선 대형병원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몸집불리기에 혈안이 된 대형병원도 각성해야 한다. 대형병원은 하루에 외래환자를 1만 명씩 본다고 하는데 개원가는 평균 40명도 안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병원은 입원, 의원은 외래 원칙이 지켜져야 보험재정도 절감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사협회가 정한 15개 항의 대정부 요구사항을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한국 의료는 붕괴한다"며 "한국의료를 살리기 위해 의사들이 궐기해야 한다. 이번 결의대회가 방아쇠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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