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냉각기 선언후 퇴장 … 교섭 ‘결렬’

장종원
발행날짜: 2004-06-16 21:10:35
  • 산별총파업 장기화 기로에, 병원측 의도에 주목

보건의료노조의 산별총파업이 일주일째를 맞고 있는 병원노사의 대표교섭이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협상분위기가 무르익던 병원노사의 산별교섭은 해결책을 찾지못한채 표류하게 됐다.

16일 오후 7시30분에 속개된 대표교섭에서 사측은 토요일 근무와 생리휴가 무급화 등을 주장한 일괄타결안 수용을 재차 요구했다.

이어 사측은 “노조가 안을 수용하기 어려우면 ‘냉각기’를 갖자”며 자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교섭이 결렬된 후 사측의 남일상 고문은 “최종안 외에는 더 이상 나올 게 없다”고 말했다.

사측이 노조에 제안한 안은 2가지로 토요일 휴무를 병원 재량에 맡기는 안과 50%수준의 진료를 유지하는 안으로 나뉜다.

첫 번째 안의 경우 생리휴가는 무급화 하되 월정액의 수당을 신설하며, 연차휴가는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고 25일 초과분은 금전으로 보전토록 했다. 월차휴가는 폐지토록 했다.

두 번째 안은 생리휴가는 무급화하고 생리휴가 미사용시 수당을 지급해오던 병원은 그 보전방안을 해당 지부와 협의한다고 정하고 있다.

한때 의견접근이 있었던 ‘용역계약 해지시 다른 용역회사로의 고용승계 노력’에 대한 안은 사측이 거부해 백지화됐다.

이에 노조는 긴급 브리핑을 갖고 “사측이 개악된 근로기준법을 수용하라고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토요일 근무에 대해서 사측은 구체적인 방향이나 노동인력에 대한 보상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측은 이어 “설령 수당이 보상된다 하더라도 주5일제 도입의 근본취지에는 부합되지 않는다”며 "사측의 요구는 주5일제를 하자는 것이 아닌 여전히 주6일제를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사측의 일괄퇴장과 입장 선회에 대해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추측하고 있다”며 “사용자측의 그간 입장표명 등으로 볼 때 수가인상을 요구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한병원협회는 교섭 결렬 직후 최종안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더이상의 양보가 없다'고 선언했다.

사용자측은 노조가 의료원을 점거농성하고 안산병원은 병동에 수간호사만 제외하고 간호인력을 철수켰다며 현재 노사교섭장소인 고대의료원 회의실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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