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변하지 않으면 망해…생존책 찾아야"

발행날짜: 2010-08-05 06:50:49
  • 김덕진 요양병원협회장 "일본 복합체 위기극복 열쇠"

|기획특집|흔들리는 노인의료 일본에게 길을 묻다

급격한 고령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노인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요양기관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시설이 열악한 요양병원들이 장기요양보험제도 실시 후 요양시설과 환자 유치경쟁에 나서면서 환자이송, 전달체계는 무너진지 오래며 이를 막기 위한 정부의 각종 규제들로 우수한 요양병원들까지 망가지는 기형적 형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노인의료의 롤모델로 꼽히는 일본을 직접 찾아 선진 노인의료의 현실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진화의 결정체 노인의료-복지 복합체
(2) 한국은 있고, 일본은 없는 두가지
(3) 제도와 현실의 괴리 겉도는 요양병원
(4) 공격적 변화만이 유일한 생존책
"요양병원은 더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닙니다. 어느 위치에서 보나 이제는 그림자 밖에 보이지 않죠. 스스로 생존법을 찾지 못하면 순식간에 도태될 겁니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와 한국노인의료복지복합체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김덕진 회장은 요양병원의 미래를 이같이 전망했다.

"환경에 적응하는 병원만이 생존할 것"

김덕진 회장
이미 상당수 요양병원들은 생존을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중에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응하는 병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충고다.

김덕진 회장은 5일 "가까운 시일내에 생존하는 요양병원보다 도태되는 게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점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은 일"이라며 "진정한 노인의료가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해 움직이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급작스럽게 다가온 고령화만큼 요양병원 경영환경을 둘러싼 상황도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문제는 요양병상 과잉공급문제. 복지부는 2011년까지 2만명상 규모를 확보하고자 했지만 2010년 현재 4배가 넘는 9만 6천병상에 달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일부 요양병원들이 비어있는 병상을 가동하기 위해 본인부담금을 면제하는 등 덤핑을 지속하고 있다"며 "병원 운영경비 중 인건비가 50%대인 것을 감안하면 결국 이러한 구조는 의료서비스 질의 필수조건인 인력채용 기피현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최근 보건복지부 등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요양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방사선사는 445명, 임상병리사는 340명으로 병원당 평균 0.7명, 0.5명만이 상근하고 있다"며 "이러한 병원들이 과연 의료의 본질을 이해하고 경영하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2년전 시작된 노인장기요양보험도 요양병원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또 하나의 그림자라고 설명했다.

요양시설의 정착을 위해 이미 정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

사회적 입원, 즉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를 병원에 입원시킬 경우 이에 대한 페널티를 적용하는 수가체계를 구상하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라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앞으로는 요양병원들은 병원간 경쟁과 함께 요양시설과의 복잡한 경쟁구도에 휘말릴 것"이라며 "서비스의 질 관리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는 시점이 왔다"고 내다봤다.

"살기위한 방안, 네트워크에 주목해야"

이에 따라 그는 국내 요양병원들이 하루 빨리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 생존법을 찾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가 가장 주목하는 있는 것은 바로 일본형 노인의료-복지 복합체.

의료기관이 의료시설과 복지시설을 모두 개설해 의료, 복지 서비스를 토탈케어하는 시스템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조언이다.

김덕진 회장은 "복합체는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환자의 편의성과 신뢰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며 ""특히 기관 오너의 경우 자기 그룹내에서 환자들을 관리할 수 있어 안정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확고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요양병원들은 지역밀착형 서비스를 전제로 한 한국형 복합체 구성이 절대적인 생존전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복합체의 구성에 요양병원이 핵이 되어 의료와 복지를 끌고 나가는 주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한국 장기노인요양보험이 일본의 개호보험 체계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국내 노인의료 환경은 일본의 뒤를 이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일본 복합체들의 성공사례를 발판삼아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생존법을 마련하는데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아울러 그는 "이러한 요양병원의 변화에 가장 큰 추진력이 될 수 있는 것은 결국 정부의 뒷받침"이라며 "건보재정만을 생각하는 정책보다는 넓은 시각에서 노인의료의 틀을 만들 수 있는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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