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료전달체계개선 TF 설치 6개월째 개점휴업
<초점>기능 재정립 논의 안하나 못하나
왜곡된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종별 기능 재정립 논의가 중단된 지 6개월이 지났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위원장으로 의협과 병협, 중소병협 및 학계 및 관련기관이 참석한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TF’ 논의를 시작해 올해 3월 24일까지 4차 회의를 가졌다.
복지부는 당초 의료전달체계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뒤엉켜 있는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의 단초를 마련한다는 취지로 6월까지 핵심과제를 도출해 제도개편 논의를 구체화한다는 TF 운영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지난 3월 회의를 마지막으로 후속 논의가 답보 상태를 보이며 사실상 중단됐다.
◆재정립 TF 왜 중단됐나
복지부는 그동안 국회 일정과 장차관 인사 등을 이유로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TF 회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논의가 중단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 복지부의 입장은 달라졌다.
복지부는 현재 논의 중인 일차의료 활성화 추진협의회 논의가 마무리된 후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회의를 속개한다며 말을 바꿨다.
다시 말해, 의원과 병원 및 상급종합병원으로 구분되는 종별 기능 재정립을 위해 일차의료인 의원급 기능정립과 제도개선을 마련한 후 회의를 지속하겠다는 의미이다.
보건의료정책과측은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TF 회의가 중단됐지만 복지부 내부논의는 지속하고 있다”면서 “일차의료 논의를 다진 후에 기능 재정립 TF 회의에서 도출된 방안을 보완한다는 기조 아래 아이디어를 취합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의 이같은 입장은 구차한 변명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병원계 입장에서는 병원을 외면한 체 일차의료 활성화에 매진하고 있는 복지부의 행태를 곱지 않게 바라보고 있다.
병원협회 한 임원은 “진수희 신임장관이 일차의료 활성화를 외친 건 업무파악이 서툴고 수를 잘못 읽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일차의료만 붙잡고 하면 의료전달체계가 정립될 것이라는 복지부의 시각은 잘못됐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동안 무엇을 논의했나
복지부는 기능 재정립의 원칙만 정해졌을 뿐 어떤 식으로 할지 정해진 방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네 차례 논의 과정을 살펴보면 해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회의에서 제기된 문제점은 △1차 의료 기능 약화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현상 △중소병원 경영위기 △공공의료 등 보건의료 기반 취약 등으로 정부와 의료계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이다.
현행 의료법에 규정된 ‘의원급은 외래 중심, 병원급은 입원 중심’이라는 대전제가 관건인 셈이다.
여기에는 의원급의 20%를 이르는 병상수와 대형병원의 경증환자를 어떻게 교통정리 하느냐는 문제가 남아있다.
학계에서는 정형외과와 산부인과 등 일부 진료과를 제외한 의원급 병상을 억제해야 하며 종별 가산율과 본인 부담률의 차별화로 경증환자의 대형병원 진입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 중소병원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의원과 네트워크 구축과 개방병원제 및 전문병원 활성화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정책과제이다.
기능 재정립 연구용역을 수행 중인 경희대 김양균 교수는 “건강보험 전산망을 통해 경증환자의 진료의뢰서 발급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면서 “의원급의 병상은 시설 및 장비도입의 경우 통제해 자연감소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을 TF 회의에서 개진했다.
◆의료기관 재정립 남은 과제
우선, 일차의료 기능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의 ‘문지기(gatekeeper)'로서 생활습관병 전담의제도(가칭)가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복지부는 제도마련과 더불어 수가신설을 고심 중인 상태로 10월 4일부터 진행되는 국정감사와 맞물려 일차의료 활성화 추진협의회 회의 일정은 아직 단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종별 가산율과 본인부담률 재조정도 해결과제이다.
경증환자의 경우, 의원급의 본인부담률을 낮추고 종별가산율을 높이고 상급종합병원의 본인부담률을 대폭 높이는 대신 종별가산율을 낮춰 의료기관 방문의 선순환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의 본인부담률 60% 적용과 종별 동일한 약제비 30% 본인부담률은 환자의 쏠림현상 차단에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다.
복지부 측도 “대형병원의 본인부담률을 60%를 높였지만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규제보다 자율과 선택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이용을 차단한다는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복지부, 현행법 안 지키고 눈감아 줘"
결국, 의료기능 재정립을 위해서는 수가 규제를 통한 임시방편적인 대책보다 고령화에 대비한 의료소비 행태를 발전적으로 소통시킬 수 있는 관련법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는 분석이다.
의료계 한 인사는 “의료전달체계가 뒤틀린 데에는 복지부가 현행법을 안 지키고 눈감아 주는데서 비롯됐다”며 “상급종합병원의 감기환자를 차단하면 외래환자는 자연스럽게 의원급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오바마 정부가 건강보험 체계 도입시 국민을 설득했듯이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도 20년간 뒤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한 현 정부의 과감한 결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왜곡된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종별 기능 재정립 논의가 중단된 지 6개월이 지났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위원장으로 의협과 병협, 중소병협 및 학계 및 관련기관이 참석한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TF’ 논의를 시작해 올해 3월 24일까지 4차 회의를 가졌다.
복지부는 당초 의료전달체계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뒤엉켜 있는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의 단초를 마련한다는 취지로 6월까지 핵심과제를 도출해 제도개편 논의를 구체화한다는 TF 운영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지난 3월 회의를 마지막으로 후속 논의가 답보 상태를 보이며 사실상 중단됐다.
◆재정립 TF 왜 중단됐나
복지부는 그동안 국회 일정과 장차관 인사 등을 이유로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TF 회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논의가 중단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 복지부의 입장은 달라졌다.
복지부는 현재 논의 중인 일차의료 활성화 추진협의회 논의가 마무리된 후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회의를 속개한다며 말을 바꿨다.
다시 말해, 의원과 병원 및 상급종합병원으로 구분되는 종별 기능 재정립을 위해 일차의료인 의원급 기능정립과 제도개선을 마련한 후 회의를 지속하겠다는 의미이다.
보건의료정책과측은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TF 회의가 중단됐지만 복지부 내부논의는 지속하고 있다”면서 “일차의료 논의를 다진 후에 기능 재정립 TF 회의에서 도출된 방안을 보완한다는 기조 아래 아이디어를 취합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의 이같은 입장은 구차한 변명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병원계 입장에서는 병원을 외면한 체 일차의료 활성화에 매진하고 있는 복지부의 행태를 곱지 않게 바라보고 있다.
병원협회 한 임원은 “진수희 신임장관이 일차의료 활성화를 외친 건 업무파악이 서툴고 수를 잘못 읽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일차의료만 붙잡고 하면 의료전달체계가 정립될 것이라는 복지부의 시각은 잘못됐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동안 무엇을 논의했나
복지부는 기능 재정립의 원칙만 정해졌을 뿐 어떤 식으로 할지 정해진 방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네 차례 논의 과정을 살펴보면 해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회의에서 제기된 문제점은 △1차 의료 기능 약화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현상 △중소병원 경영위기 △공공의료 등 보건의료 기반 취약 등으로 정부와 의료계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이다.
현행 의료법에 규정된 ‘의원급은 외래 중심, 병원급은 입원 중심’이라는 대전제가 관건인 셈이다.
여기에는 의원급의 20%를 이르는 병상수와 대형병원의 경증환자를 어떻게 교통정리 하느냐는 문제가 남아있다.
학계에서는 정형외과와 산부인과 등 일부 진료과를 제외한 의원급 병상을 억제해야 하며 종별 가산율과 본인 부담률의 차별화로 경증환자의 대형병원 진입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 중소병원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의원과 네트워크 구축과 개방병원제 및 전문병원 활성화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정책과제이다.
기능 재정립 연구용역을 수행 중인 경희대 김양균 교수는 “건강보험 전산망을 통해 경증환자의 진료의뢰서 발급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면서 “의원급의 병상은 시설 및 장비도입의 경우 통제해 자연감소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을 TF 회의에서 개진했다.
◆의료기관 재정립 남은 과제
우선, 일차의료 기능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의 ‘문지기(gatekeeper)'로서 생활습관병 전담의제도(가칭)가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복지부는 제도마련과 더불어 수가신설을 고심 중인 상태로 10월 4일부터 진행되는 국정감사와 맞물려 일차의료 활성화 추진협의회 회의 일정은 아직 단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종별 가산율과 본인부담률 재조정도 해결과제이다.
경증환자의 경우, 의원급의 본인부담률을 낮추고 종별가산율을 높이고 상급종합병원의 본인부담률을 대폭 높이는 대신 종별가산율을 낮춰 의료기관 방문의 선순환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의 본인부담률 60% 적용과 종별 동일한 약제비 30% 본인부담률은 환자의 쏠림현상 차단에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다.
복지부 측도 “대형병원의 본인부담률을 60%를 높였지만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규제보다 자율과 선택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이용을 차단한다는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복지부, 현행법 안 지키고 눈감아 줘"
결국, 의료기능 재정립을 위해서는 수가 규제를 통한 임시방편적인 대책보다 고령화에 대비한 의료소비 행태를 발전적으로 소통시킬 수 있는 관련법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는 분석이다.
의료계 한 인사는 “의료전달체계가 뒤틀린 데에는 복지부가 현행법을 안 지키고 눈감아 주는데서 비롯됐다”며 “상급종합병원의 감기환자를 차단하면 외래환자는 자연스럽게 의원급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오바마 정부가 건강보험 체계 도입시 국민을 설득했듯이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도 20년간 뒤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한 현 정부의 과감한 결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