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주사 놓을 때 주의할 점

류경제 변호사
발행날짜: 2011-02-07 06:40:44
  • 류경재 변호사(법무법인 세승)

A는 출생한지 2주 정도 지나 로타바이러스 장염을 진단받고 B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러던 중 B병원 간호사는 A에 대하여 혈액검사를 위한 채혈과 정맥주사의 교체를 시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A는 심하게 울면서 보채다가 청색증 및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났으며 결국 심정지 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B병원 의료진은 산소공급 및 심장마사지, 기관삽관 후 심폐소생술 등을 시행하였고, A는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한 지적장애, 간질성 발작, 불수의적 경직형 사지마비 등의 장애를 입었다. 그런데 위 기관삽관, 즉 기도 내 튜브 삽관 과정에서 소량의 우유가 나온 것이 확인되었다.

이 경우 B병원은 A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이 있을까?

신생아에 대하여 주사바늘을 삽입하는 경우에는 심하게 울다가 먹은 것을 토하고 드물게는 토한 음식물이 폐로 흡인되어 무호흡 등을 야기할 수도 있으므로 응급상황이 아닌 한 수유 후 일정한 시간이 지나 후에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이에 대하여 여러 가지 견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즉, 수유 후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에 정맥주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와 관련하여 30분이라고 하는 견해도 있고, 1~2시간이라고 하는 견해도 있으며, 특별히 상관없다는 견해도 있다.

또한 위와 같이 토한 음식물이 폐로 흡인되어 무호흡 등을 야기할 수도 있으나 이는 극히 드문 경우이고 그 가능성 또한 희박하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신생아의 기관 내경은 어른의 것보다 훨씬 좁으며, 그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수유내용물이 역류하여 폐로 흡인될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위 사례에서는 정맥주사 전에 A가 수유를 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이에 대하여 최근 1심 법원은 신생아의 경우 수유 후 30분 정도면 수유물이 위장을 지나 소장까지 내려가므로 A에 대한 기도 내 튜브 삽관 과정에서 나온 우유는 A가 정맥주사 전 30분 내에 먹은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했다.

따라서 B로서는 정맥주사에 있어 수유물이 위장을 통과할 만한 상당한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려 안전하게 주사를 시행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고 그로 인해 A가 장애를 입었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유사한 사례에서 대법원도 “환아가 위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료진이 수유 후 10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간호사도 찜찜해 하는 터에 출생한지 48일밖에 되지 않은 환아에게 정맥주사로 항생제를 투여한 것은, 그것이 과학적․전문적으로 의료상의 과실이라고 입증된 경우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적어도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의 과실 있는 행위에는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

위와 같은 판례의 태도에 비추어 볼 때, 의료인 입장에서는 신생아의 경우 응급상황이 아닌 한 적어도 수유 후 30분이 지난 후에 정맥주사를 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정맥주사 전에 보호자에게 수유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도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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