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임기 1년 7개월 만이다. 저간 사정은 불보듯 뻔하다. 임기 기간 중 발생한 인보사 허가 사건, 메디톡스 부실 허가 사태, 인공유방, 의약품의 발암 가능 물질 NDMA 검출, 백신 유통 부실관리 등이 발목을 잡았다.
식약처는 허가 전반 과정 및 허가 이후의 관리에 역할이 집중된다. 정책의 도출 및 수행보다는 관리 영역에 역할이 집중되기 때문에 '잘해야 본전'이다.
늘상 터지는 의약품, 식품 관련 안전 문제, 후속 조치 대응 문제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은 식약처가 못해서라기 보다는 식약처 가진 태생적인 한계라고 봐야 한다.
이런 고민은 이의경 처장의 퇴임식에서도 드러난다.
이 처장은 "인보사, 인공유방 사건, 의약품 불순물 사건, 마스크 대란까지 끊임없는 숙제와 사건의 연속이었다"며 "잠시라도 고민의 순간을 게을리하면 쫓아가지 못할 정도로 복잡한 사안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습관처럼 매일 뉴스를 보는데, 어제부터 자유로워졌다"며 "고민의 시간동안 번뇌와 고민 있었다"고 그간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식약처에서 비롯되는 여러 문제들이 수장 한 사람만 바뀐다고 변화할 것이라 보진 않는다. 오히려 평균 2년도 채우지 못하고 자의든, 타의든 떠나야만 하는 식약처장의 자리가 문제를 더 키우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든다.
정책의 연속성을 생각하면 입맛에 맞춘 코드 인사는 오히려 독이 된 사례가 많았다. 제네릭을 '양성'하겠다는 허가 절차 간소화는 이의경 처장 부임 후 '제네릭 양산' 문제로 비화됐다.
면제됐던 위탁제조품목의 GMP 자료제출이 다시 부활했고, 종류 배합 비율 변경시 비교용출시험으로 갈음했던 제출 자료도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으로 강화됐다.
그간 완화로 가닥을 잡았던 위탁(공동)생동을 다시 규제하자는 주장도 이 처장 체제에서 나온 카드다.
일각에선 그간 제약사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위탁생동 허용 및 자료 제출 간소화를 추진한 마당에 급작스레 규제 강화로 턴을 했다는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정책의 일관성 부재는 물론, 식약처 정책 추진의 방향이 언제 또 바뀔지 모른다는 불신이 생기기 때문이다. 식약처 출입 기자들 사이에선 식약처만큼 방어적으로 '비협조'적인 기관도 없다는 우스갯 소리도 나온다.
추진하던 기조가 한순간 없애야할 적폐로 둔갑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방어적인 업무 태도는 생존하기 위한 방어 기제일지 모른다.
보건복지부 김강립 1차관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장으로 등극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재평가부터 전자담배의 위해성 성분 분석 및 공개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다.
무엇보다 과거 정책을 손쉽게 뒤집는 일이 재발하지 않을지 우려가 든다. 전문 기관이라는 신뢰감을 위해선 무엇보다 정책의 연속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한마디 말에 주무 부처가 휘둘리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그간 많이 봐 왔다. 김강립 신임 처장이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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