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기청정기 혈압감소 효과 확인…"고혈압 전단계 유용"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가정용 HEPA 공기청정기가 수축기 혈압이 높은 사람의 혈압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특히 미세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환경에서도 혈압 강하 효과가 나타났다.미국 코네티컷대 더그 브뤼헤 등 연구진이 진행한 HEPA 여과 공기청정기가 혈압에 미치는 영향 연구 결과가 미국 심장학회 저널 JACC 86권에 26일 게재될 예정이다.이번 연구는 대기오염, 특히 미세먼지가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근거에 기반했다.미세먼지 노출이 혈압 상승과 관련이 있다는 관찰 연구는 다수 보고됐으나, 가정 내 공기청정기 사용이 실제 혈압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를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으로 입증한 사례는 드물었다.공기청정기가 수축기 혈압이 높은 사람의 혈압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고, 이같은 효가는 미세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환경에서도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연구진은 고속도로 인접 지역에 거주하는 성인 154명을 대상으로 실제 생활 환경에 기반한 실용적 교차 임상시험을 설계했다.참여자들은 1개월간 HEPA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거나 위약(가짜 필터) 장치를 사용하도록 무작위 배정됐으며, 이후 1개월 휴지기(wash out)을 거쳐 반대 조건을 시행했다.각 기간의 시작과 종료 시점에서 혈압과 설문을 수집했고, 일부 가정에서는 실내외 미세먼지(PM) 농도를 측정했다.연구 결과 HEPA 공기청정기는 위약 대비 실내 미세먼지를 유의하게 감소시켰다.전체 참가자 분석에서 기저 수축기 혈압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 상호작용이 관찰됐다.수축기 혈압이 120mmHg 이상인 참가자에서는 HEPA 사용 시 평균 2.8mmHg 감소, 위약 사용 시 0.2mmHg 증가가 나타나, 최종적으로 두 조건 간 순차이는 3.0mmHg로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다.반면 기저 수축기 혈압이 120mmHg 미만인 정상 혈압군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이완기 혈압 역시 두 조건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역학 연구에 따르면 수축기 혈압이 평균 2mmHg만 낮아져도 뇌졸중 사망률은 약 10%,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률은 약 7%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임상적으로 3mmHg 감소는 생활습관 개선이나 식이·운동 개입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과 유사한 정도다.연구진은 "가정 내 HEPA 공기청정기의 사용은 수축기 혈압이 상승한 사람들에서 임상적 유의미한 혈압 감소를 나타냈다"며 "이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고혈압 전단계 환자의 혈압 관리에 보조적 도구로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결론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