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직 기자
의료 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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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빅데이터 개방 확대...민간기업들 상업화 활용 기대감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정부가 의료 AI,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핵심 기반인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의 기술 개발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글로벌 진출을 위해 제품 설계 단계부터 명확한 인허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15일 경기도는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AI 혁신 기술에서 상용화까지'를 주제로 2026년 의료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관련 시장 흐름을 조명하는 한편, 유관 분야 전문가들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다.경기도는 분당서울대병원과 '의료협력 포럼'을 개최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흐름을 조명하는 한편, 유관 분야 전문가들과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임상 아닌 청구 중심 데이터 "목적에 맞는 단계별 접근 필요"첫 주제발표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승범 팀장은 산업계의 정부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방법과 유의 사항을 전했다.심평원 빅데이터는 1977년 의료보험 제도 도입부터 수집된 진료 행위, 치료 재료, 의료 자원, 의약품 정보 등을 아우른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드문 전 국민 기반의 전자화된 데이터로 통시성과 대표성을 갖췄다는 평가다.다만 개방되는 데이터는 병원의 임상 기록이 아닌 요양급여비용 청구 명세서에 한정된다. 심사 내역이나 내부 알고리즘 등 경영상 비공개 정보는 제외되며,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실명 정보 대신 익명 또는 가명 정보 형태로만 제공된다.활용 목적과 범위에 따라 데이터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심평원은 데이터 개방 시스템을 통해 단순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 의료 통계 정보부터 ▲오픈 API(응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형태의 공공 데이터 ▲코호트 분석이 가능한 맞춤형 연구 분석 ▲공통데이터모델(CDM) ▲의료 영상 데이터 등 여러 형태로 정보를 개방하고 있다.처음부터 복잡한 원자료나 결합 데이터를 요구하기보단, 필요에 따라 변수가 적은 통계 정보나 공공 데이터를 먼저 확인하는 등 활용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심평원 이승범 팀장은 "심평원의 데이터는 실제 의료 환경과 제도를 반영한 전 국민 단위의 핵심 자원이지만, 임상 데이터가 아닌 청구 데이터라는 점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며 "초기 기획 단계부터 방대한 원자료 반출을 시도하기보다, 우선 제공 중인 통계 정보와 공공 데이터를 활용해 사업의 방향성을 점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승범 팀장은 산업계의 정부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기회가 넓어진 상황을 조명하는 한편, 관련 유의 사항을 전했다.■ 상업적 연구도 가명 정보 활용…데이터 결합 통한 시너지 과제가명 정보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민간 기업의 데이터 접근성도 개선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유권 해석에 따라, 마케팅 효과 분석이나 타사 제품 비교 연구 등 상업적 목적의 연구라도 과학적 방법을 적용한다면 가명 정보를 받을 수 있게 된 것.데이터 결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심평원은 보건의료 분야 결합 전문 기관으로서 민간이 보유한 가명 정보와 심평원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결합해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및 데이터 제공 심의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하며, 데이터 반출 없이 폐쇄망 환경에서만 분석이 진행된다.의료 영상 데이터 구축도 본격화됐다. 아직 사업 초기 단계라 축적된 데이터양이 방대하지는 않지만, 폐암 등 주요 질환에 대한 라벨링 및 영상 정보를 제공해 AI 판독 모델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향후 의료 영상 전문 소프트웨어 업체들과의 협의를 통해 고품질의 학습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충한다는 방침이다.이 밖에도 심평원은 창업 경진대회와 맞춤형 컨설팅 등 기획부터 인허가, 건강보험 수가 등재까지 전 주기에 걸친 인큐베이팅을 제공하며 보건의료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이 팀장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민간 기업의 상업적 연구도 과학적 요건을 갖추면 가명 정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맞춤형 연구 분석과 데이터 결합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혁신적인 보건의료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제품 개발 후 인허가 준비는 지각 "설계 시점부터 경로 확정해야"이어진 발제에선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한 의료기기 인증 및 인허가 전략이 다뤄졌다.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노미숙 센터장은 국가별 규제 동향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인허가 전략을 조명했다.노 센터장은 성공적인 인허가 전략의 핵심으로 설계 단계에서의 선제적 경로 확정을 꼽았다. 제품을 모두 완성한 후 인허가 요건을 뒤늦게 맞추려다 보면 규제 요구 사항과 설계 자료 간의 간극으로 인해 자본과 시간이 크게 낭비된다는 지적이다.특히 미국 시장을 예로 들며, 신고 제품을 제외한 510(k), 드노보(De Novo), 시판 전 승인(PMA) 등 인허가 경로에 따라 소요되는 비용과 기간이 천차만별이라고 짚었다.고위험 기기인 PMA의 경우 막대한 임상시험 비용이 발생하므로, 스타트업이나 신규 업체의 경우 상대적으로 규제가 가벼운 510(k)나 드노보(De Novo) 제도를 겨냥한 저·중위험도 제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이렇게 설계 단계부터 타깃 시장과 기기 등급, 인허가 경로를 명확히 해야 전체적인 예산과 타임라인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노 센터장은 "대부분의 제조업체가 제품 완성 후 인허가를 준비하며 자금과 시간을 소진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며 "기기를 개발할 때 인허가를 마지막 단계가 아닌 설계의 시작점에 두고, 타깃과 등급을 먼저 확정해야 불필요한 임상시험 등의 위험 요소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노미숙 센터장은 국가별 규제 동향에 대응하기 위한 인허가 전략을 전했다.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노미숙 센터장은 국가별 규제 동향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인허가 전략을 조명했다.■강화되는 다국적 규제 장벽 "품질 문서 통합으로 효율성 극대화"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만큼 주요 국가별로 상이하고 까다로운 규제 장벽을 넘기 위한 체계적인 문서 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었다.일례로 유럽 시장의 경우 의료기기 규정(MDR) 및 체외진단의료기기 규정(IVDR) 도입으로 규제가 대폭 강화됐다. 유럽 통합 시스템인 유다메드(EUDAMED)를 통한 전 주기 수명 관리와 시판 후 감시(PMS)가 상시화된 것. 임상 평가 요건이 엄격해져 기존처럼 동등성 입증만으로는 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반면 미국은 2026년 2월부터 품질 시스템 규정(QMSR)을 국제 표준인 ISO 13485와 부합시키는 등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인공지능(AI) 기기의 경우 업데이트가 빈번한 소프트웨어 특성을 고려해 사전 승인 제도(PCCP)를 운영하는 등 유연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결과적으로 다국적 진출을 노리는 기업은 한 번의 문서 작업으로 여러 국가의 규제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도록 품질 시스템을 정교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다.노 센터장은 "유럽은 임상 근거 요구가 엄격해지고 심사 적체가 심화되는 반면, 미국은 품질 인증 규정을 국제 표준과 일치시키며 제도를 다듬고 있다"며 "비용과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ISO 13485 기반의 품질 시스템과 위험 관리, 임상 데이터 등은 처음부터 완성도 높게 제작해 여러 국가의 인허가 과정에 공통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국내 시장 선 검증 필수 "체계적 로드맵으로 글로벌 선점해야"글로벌 진출에 앞서 국내 시장에서의 검증 과정도 필수적인 단계로 꼽혔다. 최근 디지털 의료기기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인허가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시각이다.국내 제도의 경우 식약처 중심의 기술 문서 심사를 기반으로 하며, 임상시험 필요 여부에 따라 인증과 허가 절차가 나뉜다. 세계 최초의 작용 원리나 성능을 갖춘 혁신 의료기기의 경우 신속 지원 제도나 통합 심사를 활용해 인허가 기간을 단축할 수 있지만, 제반 비용 부담이 따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이에 따라 기업들은 자사 제품의 특성에 맞춰 일반 의료기기, 체외진단, 디지털 의료기기 등 적용되는 개별 법령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 것. 이렇게 국내에서 기반을 다진 후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는 단계적 로드맵을 짜야 한다는 설명이다.노 센터장은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더라도 우선 국내에서 먼저 제대로 된 기반을 구축하고 검증을 거치는 과정이 요구된다"며 "제도적 유연성이 확보되고 있는 미국 시장에 먼저 진입한 뒤 유럽으로 확장하는 방식의 전략적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 각 시장이 요구하는 고유의 규칙을 철저히 이해해야 경제적인 인허가 진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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