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질 영상 구현 전략 적중했다"

발행날짜: 2011-04-01 11:55:19
  • 성공병원탐방 서주·미르 영상의학과의원

"의원에서 찍은 CT와 MRI 영상은 대학병원에서 무용지물이다. 환자들에게는 돈, 시간 낭비 아니냐. 제대로된 영상의학과를 만들어보자."

2002년 이창수, 지성우 두 원장은 머리를 맞댔다. 제대로 된 영상의학과를 만들어 보자는 욕심이 이 둘을 자극했다.

1년간 고심한 끝에 진료 방향과 철학 등에 대한 구체적인 가닥이 잡히기 시작했다.

진료 방향은 무조건 환자 제일주의. 진료 철학은 영상의 질을 담보할 수 없는 사진은 찍지 말자로 정했다. 대학병원과 영상에서 만큼은 질 수없다는 자존심 싸움인 동시에 결과물로 진검 승부를 펼쳐보자는 도전이기도 했다.

2003년 2월 개원한 대구시 중구에 위치한 서주·미르 영상의학과 의원은 그렇게 시작됐다.

조촐한 시작…8년 새 몸집 4배 커져

"왼쪽과 오른쪽이 좀 다르네요. 콩팥에 있는 물혹 보이시죠? 이걸 신낭종이라고 합니다."

진료실에 불이 꺼졌다. 빔프로젝터에서 영사된 CT 영상이 대형화면에 나오기 시작했다. 환자를 옆에 둔 이창수 원장이 병변, 병명 등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됐다. 10분 여를 이야기 하고 나서야 다음 환자가 들어왔다.

이창수 원장(좌), 박원규 원장(우)
진료가 끝나고 불을 키는 이창수 원장이 환하게 웃었다. 그는 서주·미르 영상의학과의 초기 개원 멤버다.

2003년 2월, 서주·미르 영상의학과가 처음 오픈했을 당시에는 원장은 이창수 원장, 지성우 원장 두명의 공동 원장이 전부였다. 직원도 8명에 그쳤다.

올해 8년째를 맞으면서 의원의 몸집은 상당히 커졌다. 원장은 7명으로, 직원은 33명으로 늘었다. 64채널 CT가 두대에 1.5T급 MRI 장비도 두대가 있다.

개원 당시에는 하루에는 환자 5명 정도를 봤지만 지금은 100명 정도를 본다.

대형병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인터벤션도 가능하다. 인터벤션을 하는 원장이 무려 3명이나 포진해 있다. 600평에 이르는 진료 공간을 생각하면 무늬만 의원급이란 소리. 사실상 대형병원과 경쟁에도 밀리지 않는다.

이창수 원장은 성공했다는 말에 손사래를 쳤지만 그 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환자 제일주의와 입소문이라는 성공 공식을 내놓았다.

"기기 좋다고 좋은 영상 나오는 것 아냐"

대구 준종합병원급에서 영상의학과 중 가장 영상을 잘 찍은 의원이라는 입소문이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과감한 기기 투자와 직원 교육이 뒷받침 됐다.

"2007년에 64채널 CT를 들여온다고 하니 다들 미쳤다고 하더군요. 영남대병원에도 없었을 때니, 지방의 개인병원에서는 가장 먼저 기기를 들여왔다고 봐야죠. 사람들은 기기 값도 못건질 거라 말했지만 전 환자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했어요."

고화질의 영상을 얻기 위해 1년간 장비 선정에 공을 들였다. 결국 낙점된 것은 지멘스사의 장비. 다른 업체 기기와 스펙이 같더라도 찍어보면 다르다는 게 주 이유였다. 가격 또한 동급 기기에 비해 10~20%가 비싼 데도 과감히 선택했다.

기기가 좋으면 사진도 잘 나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같은 기계라도 어떻게 찍느냐, 어떻게 기기를 운용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물이 나온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원장이 기기 매뉴얼을 보고 공부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더 나아가 좋은 영상을 위해서는 직원 교육이 필요합니다. 방사선사에 차비와 등록비를 주면서 학회에 보내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지요."

그는 처음 들어온 직원에게 처음 한두달 간은 그저 교육만 시킨다. 이런 환자는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교육을 통해 최고의 이미지를 얻는 방법을 전해주고 있다.

"인터벤션, 더 이상 대형병원 전유물 아니다"

서주·미르 영상의학과의 특징은 의원급에서 인터벤션을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혈관 촬영기계를 도입해 인터벤션으로 진료 영역을 넓혔다.

인터벤션은 영상의학과에서 영상장비를 사용해 몸 속을 살펴 최소 부위를 절개해 카테터를 활용해 치료를 한다. 주사바늘 정도의 절개만 이뤄지기 때문에 개복 수술과 달리 흉터가 크지 않다.

인터벤션 수술실
국내에서는 아직 의원급에서 활성화 되지 않아 대형병원에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또 인터벤션 전문병원으로 불리는 병원도 전국 한개에 불과한 실정에서 서주·미르 영상의학과는 인터벤션이 가능한 원장이 무려 3명이 포진하고 있다.

인터벤션을 전문으로 맡는 원장도 영입했다. 흉내만 내는 게 아니라 대학병원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제대로된 영상의학과'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 때문이었다.

"환자 제일주의로 입소문 난 영상의학과 만들자"

이창수 원장은 CT와 MRI를 잘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환자들에게 영상 진단의 중요성을 납득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곳에서는 흔히들 3분 진료를 보는 곳이 많습니다. CT 찍어야 되니
언제 와라, 이게 전부죠. 여기에는 정작 중요한 '왜 찍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빠져있습니다."

그는 환자에게 병명, 병변 등을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빔프로젝터해 대형 화면에 촬영 영상을 띄워 설명하는 식이다.

또 전문 용어 사용보다는 비유를 적절히 사용한다.

"만성간염은요. 천천히 흐르는 강물과 같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확 급류로 변해요. 급류가 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저희가 합니다. 아직 간암을 예측하는 방법은 없다고 봐야해요. 그래서 3개월마다 초음파를 하는 거에요."

이렇게 친절히 대하면 우리 의원에 의뢰를 했던 다른 원장들도 환자들에게 칭찬을 받는다는 것.

이창수 원장은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미르'는 용이란 뜻의 순수 토박이 말입니다. 의원급에서도 제대로된 영상의학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대형병원도 인정하는 영상의학과의 '미르'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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