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편집 교묘'…의료계·제약 "당했다"

이석준
발행날짜: 2011-11-03 12:25:06
  • 의사 80% 리베이트 수수 폭로 "복지부 나팔수냐" 빈축

"꼬박꼬박 주면 다 챙긴다. 의사 중 80%는 받는다." (전 제약사 영업사원)
"(낮은 수가로) 리베이트가 없으면 살 수 없다." (개인병원 원장 S씨)
"국민의 돈으로 제약회사, 의사, 약사가 돈 잔치하고 있다." (변재환 박사)

#i1#'리베이트 쌍벌제' 1년을 조명한 추적 60분 프로그램이 교묘한 편집으로 의료계 등 관련 종사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애초부터 결론은 약값인하였지만, 이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지금도 리베이트 관행이 여전하다는 식의 보도를 내보낸 것.

실제 쌍벌제 이후 리베이트 행위가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 끼워맞추기식 방송을 만들었다는 비난이 들끊고 있다.

2일 밤 방송된 추적 60분의 흐름은 이렇다.

방송은 시작부터 모 의사가 리베이트 수수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던 중 자살하는 내용을 다룬다. 그리고 일선 의사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의사들은 "리베이트는 뇌물이 아닌 제약사의 판매촉진비, 영업비로 봐야한다"고 주장하지만 방송은 이내 "돈은 받았지만 제약사의 판공비로 주장하는 (의사들의 주장을) 일반인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의문을 던진다.

그리고 모 전직 제약사 영업사원이 등장한다.

그는 "지금도 의사 80%가 리베이트를 받고 이런 현상은 모든 과라고 보면 된다. 기본 처방액의 25~35%를 지급한다. 안주면 처방약 바꾼다"고 귀띔했다.

이어 몇 몇의 의사들이 "낮은 수가로 리베이트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실토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물며 경영난으로 3800원 짜리 식권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의사 모습도 등장한다.

방송은 이어 왜 의약품 리베이트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원인을 높은 복제약값으로 단정지었다.

이어 만들기는 쉽지만 약효면에서 차이가 없고 또 이익이 많이 남는 복제약 때문에 리베이트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전의총 관계자의 인터뷰 장면을 내보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방송은 최근 정부가 단행한 '반값약값'도 대안이 될 수 없고, 저가구매인센티브 만이 해답이라고 주장했다.

변재환(경제학) 박사도 "복제약은 연구개발비가 적어 싸게 만든다. 미국은 복제약이 오리지널의 5분의 1 수준이다. 국민이 낸 돈으로 의료기관, 제약사, 약사가 돈잔치를 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상황이 이렇자, 의료계 등 관련 종사자들은 방송이 복지부 나팔수 역할을 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의사로 보이는 한 네티즌은 "정부는 의사를 도둑놈 취급하며 간첩 잡는 양 합동수사반을 발족하고 일계급 특진이라는 포상까지 내세우며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상납, 뇌물, 리베이트 구조는 전혀 건드리지 않고 비교적 손쉬운 의사들만 건드린다"고 꼬집었다.

그는 "방송은 의사를 그냥 미끼로 사용하고 있어 분노를 참을 수 없다. 전국의 의사들이 당신들을 지켜 보고 있다. 방송 똑바로 하라"고 경고했다.

제약계도 비슷한 반응이다.

한 영업사원은 "제약사를 변호하고 대변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일반 국민이 방송을 봤을 때는 많은 오해가 있을 수 있다. 복제약의 문제점만 부각한 채 순기능은 전혀 말하지 않고 있다. 국내사를 파렴치한 집단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리베이트가 거의 사라졌다. 전직 영업사원이 말한 지금도 의사 80%가 돈을 받고 있다는 내용은 금시초문이다. 1~2년 사이에 업계는 크게 변했다. 회사에서 돈이 안나와 재미가 없어 일을 못하겠다는 영업사원이 태반이다. (방송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졌다"고 어이없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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