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앙숙된 간호사-간호조무사들, 동시 맞불집회

발행날짜: 2012-09-10 06:02:14
  • 양승조 의원 의료법 개정안 갈등…천안 시민들 "왜 싸우죠?"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현장출동| 간호협회-간호조무사협회 천안 충돌

9월 9일 오전 11시. 천안역 서부광장 인근에 대형버스 수십대가 몰려들었다.

그곳에서 내려 피켓을 들고 광장으로 속속 모여든 사람들은 모두가 익숙한 휘장을 달고 있었다. 우리가 백의의 천사라 부르는 간호사들이었다.

광장에 모여든 인파는 어림잡아도 수천명. 서부광장을 가득 메우고서도 인근 공터까지 피켓이 이어졌다.

그시각 천안 버스터미널. 이곳에는 녹색 옷을 맞춰 입은 또 다른 인파가 가득했다. 그들이 어깨에 맨 띠에는 '간호조무사들의 눈물을 닦아 주세요'라는 글씨가 채워져 있었다.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 모여든 이들은 각기 다른 목소리를 냈다. 부르는 이름은 같았다. 바로 민주통합당 양승조 의원이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양승조 의원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고, 다른 쪽에서는 양승조 의원을 지지했다.

이들이 천안시에 모여든 이유는 같았다. 바로 양승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 일부 개정안 때문이다.

양승조 의원 등 12명의 국회의원은 최근 간호조무사 명칭을 간호실무사로 변경하고, 현재 자격인 것은 보건복지부 장관 면허로 변경하는 의료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에 대해 천안역 서부광장에 모인 간호사들은 국민들을 우롱하는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성명숙 간호협회 회장은 "양승조 의원이 간호조무사를 마치 간호사처럼 포장해 국민건강을 우롱하고 있다"면서 "이는 간호사를 비롯한 병원 노동자의 임금을 낮춰 병원의 이윤을 추구하고자 하는 법안"이라고 밝혔다.

지방에서 올라온 한 간호대 학생은 "누구의 압력도 없이 이 자리에 나왔다"면서 "도대체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면허를 받고 싶으면 간호대학에 입학해 정식으로 교육을 받으면 될일 아니냐"며 "정규 교육과정이라는 것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간호조무사들은 다른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간호사와 관계없는 투쟁으로 입법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순심 간호조무사협회 회장은 "의료법 개정안은 간호조무사를 실무사로 명칭을 바꾸는 것과 당초 장관 면허로 환원해 달라는 것인데 간호사와 하등 관계가 없다"면서 "하지만 간협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간호조무사가 간호사가 된다는 터무니 없는 말로 국민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간호조무사도 간호사들의 행동이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한 간호조무사는 "나도 간호사 선생님에게 교육을 받은 간호조무사"라며 "간호조무사, 간호사는 각자의 역할이 있는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우리가 간호사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간조'라 불리는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싶은 것일 뿐"이라며 "이 마저도 이해를 못하는 것은 너무 속좁은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이렇게 맞불을 놓은 두 단체였지만 이날 정면 충돌을 일어나지 않았다.

간호협회가 먼저 집회신고를 하면서 부성동 사거리 양승조 의원 사무실까지 가두 행진했지만 간호조무사협회는 이 때문에 가두행진이 저지됐다.

이에 따라 간협은 1시간여 가두행진후 양승조 의원 사무실 앞에서 다시 투쟁결의문을 낭독했고 간호조무사협회는 천안 IC인근 하늘공원 앞마당에서 집회를 마무리한 뒤 해산했다.

하지만 천안시를 마비시킨 이날 집회는 시민들에게 크게 다가가지는 못한 듯 했다.

가두행진을 따라가며 사진을 촬영하는 기자에게 대다수 시민들은 조용히 다가와 같은 질문을 쏟아냈다.

"여기 있는 사람들(간호사)과 저기 있는 사람들(간호조무사)이 다 간호사죠? 무엇 때문에 이러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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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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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행동 2012.09.15 12:55:43

    \'간호조무사 - 간조\' 그럼 간호실무사는?
    \"우리가 간호사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간조\'라 불리는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싶은 것일 뿐\"이라며 \"이 마저도 이해를 못하는 것은 너무 속좁은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기사中 간조라는 말이있네요. 이 언행에 대한 간호사들의 잘못된 관행은 짚고 넘어가야합니다. 하지만 이런 관행은 간호실무사로 개정되어도 같은 행태로 나타날수있다고 생각하며 면허신고제 및 명칭개정등을 법개정통과 한다면 현재 간호조무사협회, 간호사협회, 물리치료사협회 삼파장으로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속에서 더 골이 깊어지는 비정상적인 정책으로 국민의 의료권리를 잃어 가리라 생각합니다. 부디 일벌백계등 어설픈 사자성어를 쓰시지 마시고 현재 왜 해야되나 자신의 이익과 권리만 찾을까 생각하는지를 생각하십시요. 국민은 그냥 있는게 국민이 아닙니다. 의료법 제 1조를 항상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 국민의 한사람 2012.09.13 22:57:22

    도대체 무슨 생각이신지..
    간호사가 현재 많이 부족하고 대학병원으로 몰린다는 건 저도 들어 알고 있습니다만.. 엄연히 하는 일이 다 다른거 아닌가요..? 간호조무사를 배치할 수 있으면 작은 병원에서는 당연히 저임금인 간호조무사를 배치할꺼고.. 그럼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치료받을 때 간호조무사에게 받아야 되는 것 아닙니까..t.t. 그럼 결국 대학병원으로 가야되는 건가요 .. ㅜ.ㅜ.. 간호사들의 횡포라고들 하는데.. 그럼 열심히 공부하셔서 간호대 가셔서 공부하고 면허증따세요 간호사 그냥 되는 것 아닙니다..

  • 주사바늘로콱 2012.09.11 09:49:34

    자격을 갖춰서 덤벼~

    이 기사를 쓴 기자 양반의 의식이 보입니다. 집 식구중에 간호사는 하나도 없고 조무사만 있는가 보죠? 어따 대고 간호조무사를 간호사로 싸잡아 은연중에 동급으로 취급하는 기사를 써~기자를 할 정도면 바른 인식과 의식을 좀 가지고 기자질 해 먹지~동급으로 취급받고 싶으면 자격을 갖춰~4년내 비싼 등록금내며, 간호학과 들어가기도 어려운 그 학과에서 죽어라 공부해서 얻은 면허를 겨우 학원이나 실금실금 나와가지고 같아지려고 하는 건 도둑놈 심보이지~~~

  • 항생제 2012.09.11 08:35:08

    간호사들의 횡포
    양승조 의원 등 12명의 국회의원은 최근 간호조무사 명칭을 간호실무사로 변경하고, 현재 자격인 것은 보건복지부 장관 면허로 변경하는 의료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라는데 적극적으로 지지합니다. 간호조무사의 경우 실질적으로 간호사보다 하는일이 더 많이 있습니다. 현재 개인의원과 지방의 병원들의 경우를 보십시요 간호사가 없어서 간호조무사가 전부 일을 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연봉과는 관계없이 간호사는 아예 이력서를 제출하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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