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노조 힘에 눌려 장애인 외면

이창열
발행날짜: 2004-08-20 12:22:56
  • 단협으로 노조 자판기 수익 독점보장…장애인 배려 원천 배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복지에 우선 앞장서야할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이성재)이 노조의 힘에 눌려 사실상 장애인정책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보험공단의 이러한 행태는 관련법 위반일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 비난가능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안명옥(초선·비례대표) 의원이 20일 복지부가 제출한 2003년도 정부 지차제 등 공공기관의 장애인 매점·자판기 우선허가 실적 및 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보험공단의 경우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위원장 박표균)에 자판기 운영 수익권 일체를 넘겨 노조가 독점하고 있으며 현황파악 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단은 지난 98년 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에서 “공단은 업무 공간 내에 노조가 자판기 및 기타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며 “자판기 및 기타 수익사업의 설치·운영·처분에 관한 사항은 중앙 및 본부별 노사협의회에서 결정한다”고 하여 노조의 자판기 운영수익 독점을 보장하는 한편 장애인 우선 배려를 원천 배제했다.

장애인복지법 제38조(생업지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기타 공공단체는 소관 공공시설내에 식료품·사무용품·식품 등 일상 생활용품의 판매를 위한 매점이나 자동판매기의 설치를 장애인에게 우선 허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5항에서는 “설치 허가권자는 매점·자판기의 허가를 위하여 그 설치 장소, 판매할 물건 등의 종류 등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장애인에게 알리는 조치를 강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의 적극적인 노력을 의무화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 “노조의 자판기 운영 수익권은 지난 98년 노사간 단체협약 체결 사안으로 공단에서는 몇 대가 얼마의 수익을 내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련법 위반 사실은 인정한다”며 “향후 임단협 시효가 완료되는 대로 장애인복지법 상 자동판매기 설치에 관한 공공단체의 의무규정 등 취지를 감안하여 노동조합과 협의할 예정이다”밝혔다.

안명옥 의원은 여기에 대해 “사회보험인 건강보험을 관리하며 사회적 약자를 우선 배려해야 할 건강보험공단이 오히려 사회적 약자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어 “노조 힘에 휘둘려 노조 재정만 배불리는 것을 방조하는 공단의 이러한 작태는 관련법 위반일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충분히 비난받아 마땅한 만큼 엄중히 따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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