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 미등재 학회의 비애 "논문 내면 20만원 줍니다"

발행날짜: 2013-03-26 11:50:56
  • 대한정맥학회, 학술지 활성화 안간힘…국내 잡지 고사 위기

SCI 색인에 등재되지 않은 학술지를 발간하는 학회의 논문 고갈 현상을 지속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눈물 겹다.

교수 대부분이 SCI급 등재 학술지에 논문을 제출하면서 미등재 학술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대한정맥학회(이사장 김동익, 성균관의대)는 올해 춘계학술대회부터 학회지에 논문이 실리는 회원에게 20만원의 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회원들이 논문을 제출하지 않아 학회지 발간이 난항을 겪자 궁여지책으로 이런 방안을 내놓았다.

정맥학회 김동익 이사장은 "교수 평가에 SCI급 학술지 논문 게재를 요구하는 병원이 급증하면서 회원들의 논문이 SCI 등재 학술지로 쏠리고 있다"면서 "SCI 미등재 학술지를 발간하는 대부분의 학회는 학회지 발간이 곤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논문 기근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편집위원장에게 1000만원의 학회 예산을 기반으로 학술지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볼 것을 주문했다.

그는 "3년 안에 학회지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면서 "논문을 투고해 학회지에 실리면 논문 한편당 20만원씩 지급하는 것도 그 일환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는 정맥학회만의 고민이 아니다.

상당수 교수들이 교수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SCI급 학술지에 논문을 제출하면서 국내 학회지는 뒷전이 됐고, 급기야 미등재 학술지 질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게 관련 학회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국간담췌외과학회 관계자는 "회원들이 SCI급 학술지 논문 제출에 몰두하다보니 국내 학회지를 만드는데 어려움이 많다"면서 "회원들에게 논문 제출을 독려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소규모 분과학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에는 외과학회 등 모과학회들도 교수들의 논문 제출이 저조해 학회지 제작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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