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수가협상 게임의 룰부터 정하자"

이평수 연구위원
발행날짜: 2013-06-15 06:34:53
  • 의료정책연구소 이평수 연구위원








2014년도에 적용될 수가인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이 완료되었다.

금번의 협상은 협상시점을 5월말로 앞당겼다는 것과 모든 유형과의 협상이 타결되었다는 것을 그 의미로 볼 수 있다.

이 결과에 따라 협상시점을 변경한 본래의 목적인 보험재정의 국고지원금의 100% 확보라는 과제가 보건복지부에 주어졌고, 공단과 공급자들 간에는 협상의 원활한 타결을 지속하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겨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가의 인상수준이나 전체 유형과의 협상타결에 대하여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근거없이 많은 재정을 투입하여 모든 유형에 배분한 결과 모든 유형과 타결이 가능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급자 단체는 협상결과인 수가인상 수준에 대하여 만족한 것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는 차선의 선택이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협상 당사자인 공단도 재정운영위원회가 제시한 원칙에 충실한 협상을 진행하여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유형별 수가협상은 2008년 도입 이래 일곱 번째 협상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그간의 협상과정은 공급자와 공단 간 동일한 갈등과 반목이 지속되어 왔다.

근거가 불분명한 양측의 주장, 협상의 내용과 과정이 애매한 협상장의 대화 그리고 결열된 유형에 대한 패널티의 주장 등이 그것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수가협상이라는 game에 이를 진행하는 규칙(rule)이 없다는 것이다.

game의 rule이 없는 상황에서 당사자에게 유리한 주장만 되풀이 되고, 공정한 game을 진행하는 심판도 없는 상황이었다.

최종 심판을 담당하는 건정심은 심판자라기 보다는 공단의 입장에서 수가를 결정하는 의사결정자이었다.

위와 같은 상황의 지속은 금번과 같은 전체 유형 타결은 물론 합리적이고 국민이 공감하는 협상 과정과 결과를 담보하기 보다는 갈등과 반목의 지속이 따를 뿐이다.

특히 수가협상 당사자들 조직의 특성상 수가협상이라는 game에 참여하는 선수들이 인사 이동이나 집행부의 변동으로 교체가 잦아서 신인 선수들끼리 규칙이 없는 game을 새로이 진행하는 상황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game이 원활하게 진행되어 당사자들이 만족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울 뿐 아니라 건강보험제도 운영에도 큰 짐이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2015년의 수가협상을 위한 협상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즉, game을 진행하기 위한 사전의 rule meeting이 진행되어야 한다. 그 내용으로는 수가협상의 내용 내지는 대상과 과정 그리고 방법이 될 것이다.

협상의 내용으로는 '모든 유형을 망라한 전체 요양기관의 평균조정율을 포함할 것인지? 아니면 유형별 조정율만 포함할 것인지?' 이다.

동시에 부대조건 또한 '급여비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사항만 포함할 것인지? 간접적인 요인까지도 포함할 것인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협상 과정과 방법으로는 연도별 협상을 위한 기존원칙 논의 과정과 협상대상의 결정 순서(전체유형 평균, 유형별 조정율, 부대조건 등)가 논의될 필요가 있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협상에 활용하는 자료에 대한 근거를 정하는 것이다.

즉, 어떤 자료에 의한 어떤 지표를 근거로 협상을 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거론되어온 수지 내지는 원가, 거시지표, 급여비 변화율 및 SGR 등에 대하여 활용 여부와 정도 그리고 각 지표의 산출 근거자료 등에 대한 합의와 공유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협상은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적용의 기준과 정도를 조율하는 과정이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지금 당장 2015년 수가협상을 위한 rule meeting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rule meeting에는 당사자인 공급자와 공단은 물론 가입자 대표인 재정운영위원회와 전반을 조율할 수 있는 전문가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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