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고려한 '뇌심부자극술' 보험 적용 필요하다"

정희석
발행날짜: 2013-10-14 11:10:45
  •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김상진 보험이사

파킨슨병 환자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뇌심부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ㆍ이하 DBS)이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DBS는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약물치료와 병행요법으로 시행했을 때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들보다 운동기능을 더욱 개선시킨다는 점을 입증했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가 오랜 기간 약물투여로 인한 부작용을 겪기 전 질병 초기부터 적극 시행해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선택기준이 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DBS 시행을 위한 보험적용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보험이사 김상진 교수(부산백병원 신경과)로부터 DBS의 파킨슨병 환자 치료효과와 보험기준 개선의 필요성을 들어보았다.

DBS 시행 방법과 파킨슨병 치료 기전은
-파킨슨병 환자의 DBS 자극 지점은 뇌심부에 위치해 있는 시상하핵 또는 담창 내핵이다.

뇌정위기능수술에 사용하는 틀을 이용해 자극 지점에 대한 3차원적인 좌표 값을 MRIㆍCT를 통한 뇌 영상을 수집해 안전한 경로를 설정하고, 가느다란 전기 자극선을 위치시키는 수술이다.

DBS 작용 기전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신경 회로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부족으로 인해 생긴 비정상적인 뇌핵 활동 및 억제를 막아 증상을 개선시킨다.

DBS가 일반화되기 전에는 특정 뇌핵에 열을 가해 영구히 파괴시키는 수술을 시행했지만 수술 부작용의 위험성과 영구성, 수술 후 조절 불가능 등의 단점들로 현재는 거의 시행하지 않고 있다.

DBS 적응증과 향후 확대 가능한 추가 적응증은
-우리나라에서 DBS 적응증은 ▲파킨슨병 ▲본태성 진전증 ▲근긴장이상증 ▲만성통증 ▲강박증 ▲뇌전증 등 총 6가지다.

DBS는 뇌신경 회로가 밝혀지고 이해됨에 따라 적응증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현재 연구 단계 적응증에는 알쯔하이머병과 만성우울증 등이 있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DBS 관련 대규모 임상시험과 결과는
-올해 2월 NEJM에 발표된 대규모 DBS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그동안 약물요법을 최대한 유지해오다가 약물 부작용이 심각해졌을 때 비로소 DBS를 시행하던 기존 수술 시점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표>와 같이 일반적으로 DBS를 받는 환자의 유병 기간이 10년 이상이었던 것과 달리 해당 임상시험 결과에서는 7.5년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의 핵심 요지는 파킨슨병 환자가 사회구성원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잃기 전에 적절한 DBS 치료를 시행해 환자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킨슨병 환자의 장기간 약물치료는 부작용을 수반하지 않나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초기 단계에는 비교적 적은 약물 용량으로도 충분한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

하지만 파킨슨병이 진행되면서 이상운동증(dyskinesia)과 약효소진현상(wearing-off)과 같은 운동 합병증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상운동증은 환자 신체 일부 혹은 복합 부위가 자발적으로 꼬이거나 흔들리는 증상이다. 이 증상은 환자 의지로 조절되지 않는다.

또 약효소진현상은 다음 약물 복용 전 이미 복용한 약물효과가 떨어지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이상운동증이나 약효소진현상 같은 부작용은 유병기간이 길고, 약물 투여량이 많을수록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BS를 약물치료와 병행요법으로 시행했을 때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들보다 운동기능과 삶의 질이 개선되고 약물 부작용도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월 NEJM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파킨슨병의 운동성ㆍ비운동성 증상들로 인해 파킨슨병 환자 삶의 질에 종합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PDQ-39의 2년간 비교 관찰 결과를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이 결과 DBS 병행요법을 시행한 군은 수술 전에 비해 종합적인 삶의 질이 26% 개선된 반면 약물치료 단독요법군은 오히려 1% 악화됐다.

또 약물 복용으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이 DBS 병행요법군은 수술 전에 비해 61% 개선됐지만 약물치료 단독요법군은 13% 나빠진 결과를 보였다.

특히 약물 복용량의 증감 효과는 DBS 병행요법군에서 39% 감소한 반면 약물치료 단독요법 시행군에서는 21% 증가했다.

DBS와 약물치료를 비교했을 때 비용경제성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조사된 자료는 없다.

다만 유럽ㆍ미국에서 공동 연구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DBS 치료가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반면 장기간 관찰 비교 결과로는 약물단독 요법을 시행하는 것보다 비용경제성이 더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각 나라의 의료 실정이나 보험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우리나라와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DBS에 있어 배터리 소진으로 인한 교체 비용이 비용경제성에 미치는 부정적인 요인이 크기 때문에 향후 배터리 수명 연장에 대한 기술 발전의 필요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보험적용 기준 때문에 DBS 조기 시행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DBS 보험급여 기준과 외국과 비교했을 때 개선점은
-파킨슨병 환자 치료를 위한 DBS의 현행 보험기준은 CAPSIT-PD(Core Assessment Program for Surgical Interventional Therapies in Parkinson's Disease)라는 DBS의 임상연구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파킨슨병 환자의 DBS 적절성 평가 기준에 기초하고 있다.

파킨슨병 환자는 상태에 따라 특성이 다를 수 있고, 약물 치료만으로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없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약물을 복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현행 보험기준은 최초 진단 후 일괄적으로 5년이 지나야 보험적용이 되는 제한이 있다.

이는 DBS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자들도 보험 인정을 받기 위해 5년의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외국의 보험인정 기준사례를 살펴보아도 환자 증상의 경중에 대한 기준만이 있을 뿐 특정 기간에 대한 제한을 둔 사례는 없다.

이를 감안해 우리나라도 환자 입장에서 보험인정 기준을 현실화 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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