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대의원회, 대화 채널 가동…대타협 극적 반전?

발행날짜: 2014-04-10 06:13:36
  • 시도의사회, 전의총 화해 촉구…회장 불신임안 변수 급부상

대의원회 해산건과 노환규 회장의 불신임안건 추진 등으로 얽힌 분란의 실마리가 풀릴 수 있을까?

의협 집행부와 대의원회가 접촉을 갖고 의협이 제시한 정관 개정안 수용 여부를 논의한다는 계획이어서 회원총회 전 대 타협이라는 극적 반전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9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대의원회는 조만간 의협 집행부와 만나 정관 개정안 수용 여부에 대해 논의한다.

이번 만남은 의협이 상임이사회를 통해 "의협 집행부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간에 공동으로 논의가 전제되는 경우 총회를 개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단서 조항을 달면서 급물살을 탔다.

쉽게 말해 내부 개혁을 위한 정관 개정 안건 등을 회원총회 개최 전 대의원회가 수용하면 회원총회에서 대의원회 해임건을 논의하지 않거나 아예 총회 자체를 개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발 물러선 것.

회원총회가 열리는 경우 대의원회 해산건 뿐 아니라 ▲대의원 직선제 ▲시도의사회 회장·임원 및 의협 감사의 대의원 겸직 금지 등을 다루기 때문에 대의원회-집행부간 파국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모 대의원회 운영위원은 "의협 상임위 결과가 나온 직후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회의를 거쳐 의협과 논의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조만간 의협과 대의원회 위원을 합쳐 5~6명이 논의를 진행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전했다.

반면 조행식 인천시 대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회장 불신임안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 대의원은 "19일 임총을 소집해 줄 것을 대의원회에 오늘 공식적으로 요청했다"면서 "이미 불신임안에 동의한 대의원의 수가 100여명을 넘어선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의원회와 집행부의 갈등이 극적으로 타결된다고 해도 불신임안이 제출된 이상 정관에 따라 19일 임총 소집은 예정된 수순대로 진행된다.

그는 "회원총회를 거치며 분란을 더 키우는 것보다 불신임안으로 분란의 소지를 없애는 것이 더 낫다"면서 "동의서를 내지는 않았지만 불신임에 동조하는 대의원들이 많아 결과는 나와봐야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의원회 개혁 공감…문제는 방법론"

시도의사회와 의료계 단체도 대의원회-노환규 회장간 양보와 타협을 촉구하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조인성 회장
경기도의사회 조인성 회장은 9일 대의원 서신문을 통해 "대의원회의 고유 업무인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권한 분립이라는 취지를 잘 알고 있다"면서 "대의원회는 회원들을 대표하는 대의기구로서 국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그동안 의료계에서 대의원회의 기능과 역할이 크지 않았다"면서 "민의를 두루 대변하기 위해 직역과 나이별로 대의원 수를 배정해 각 직역과 세대를 아우르는 대의원회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큰 틀에서 대의원회 개혁에는 공감하지만 대의원회 해산과 같은 급진적인 개혁은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이럴 때일 수록 대의원회와 집행부가 양보의 미덕을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도 대정부 투쟁의 중요한 시점을 감안해 양측이 타협할 것을 촉구했다.

전의총은 "노회장이 강행하는 회원총회도 명분이 약하지만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불신임을 추진하는 것도 설득력이 약하다"면서 "이는 외부의 적과 전쟁 중인 현 시점에서 알량한 권력 다툼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회비 낭비와 큰 혼란을 야기할 회원총회 추진 대신 대의원 직선제, 시도의사회 임원겸직 금지안 등을 정총 안건으로 상정하라"면서 "대의원회도 민의를 왜곡하거나 선도하려하지 말고 회원들에게 맡겨두라"고 촉구했다.

전의총은 "노 회장과 대의원회는 회원의 미래를 좌우할 큰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말라"면서 "회원 권익을 위한 대정부 투쟁은 외면한 채 내부 권력 다툼으로 허송세월하는 작태를 보인다면 강력하게 응징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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