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전형 식대수가는 애물단지

박양명
발행날짜: 2015-08-20 05:33:48
포퓰리즘. 대중적인 인기, 비현실적인 선심성 정책을 내세워 대중의 지지를 끌어내는 정치형태를 말한다. 식대 급여화는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으로 꼽히고 있다. 2006년 급여화가 될 때만 해도 식대를 국가가 부담하는 게 환자한테 의미 있는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됐다.

이런 식대 수가가 9년 만에 6% 오를 예정이지만 국민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의료계도 만족시키지 못한 채 애물단지가 되는 모습이다. 의료계의 숙원이 풀리는가 했더니 선택 및 직영 가산 폐지로 병상을 운영하는 개원가와 중소병원, 요양병원들이 "인상은커녕, 마이너스"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강원도에서 30병상을 운영하고 있다는 A원장은 "직영가산 폐지로 영양사 고용문제가 시급한데 정부는 의료계의 목소리를 듣고 있기는 한가?"라고 꼬집었다.

2006년 식대가 급여화되면서 정부는 3000억~50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들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제도 시행 1년 만에 예상치를 훌쩍 넘었고 6년이 지나서는 2배 이상 증가해 1조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쓴 선심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생각보다 컸던 것이다. 이달 초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식대 수가를 6% 올리고, 직영 및 선택 가산을 폐지하기로 했다. 직영으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병의원의 반발은 변수가 아니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다.

건정심에 참석했던 한 위원은 "직영 및 선택 가산 폐지로 당장에는 손실이 생길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내년도 수가 인상분과 식대수가 계산에서 바뀐 여러 부분들을 반영하면 2~3년 후에는 순수 이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예상 가능했던 일에 대한 반발을 설득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어디에도 없다. 정부는 선심과 현실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불만에 적극 귀를 귀울여야 한다. 오른 식대 수가가 적용되는 10월까지 시간은 한 달 반이다. 이야기를 듣고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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